
실제 지난해 말 국내 대형 회계법인이 부실감사를 사유로 140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바 있으며, 한국소비자원의 의료분쟁조정건(2013년 1~8월) 중 의료기관의 책임을 인정하는 건(58.9%)이 절반을 넘는 등 직무위험 관련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반면, 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 시장은 아직까지 일부에 편중돼 있어 성장잠재력이 충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 시장활성화 및 효율적 운영전략’에 따르면 국내 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 시장규모는 연간 14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경영인이나 의사배상책임에 편중(60.6%)돼 있다. 때문에 개발원은 최근 시장의 잠재수요를 이끌어 내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상품개발과 마케팅 특화전략을 병행할 경우 성장잠재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미국의 의료전문직 배상 원수보험료 규모는 약 100억달러(전체 손보시장의 약 2%)로 손해보험의 주요 종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은 제3자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며 발생하는 간접손해를 보상한다는 점에서 일반 배상책임보험과 동일하지만, 직무활동에 기인한 사고나 업무상 부주의를 보상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때문에 의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직무상 과실을 보상하는 보험에 가입할 경우 해당 서비스 이용 고객들은 불만족에 따른 피해를 손쉽게 보상받을 수 있으며, 전문직 종사자들 역시 대형사고에 대비한 경영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위험관리에 필요한 외부 전문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소송이나 분쟁의 번거로움도 예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의사나 변호사뿐 아니라 스포츠 에이전트, 연구종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무위험을 보상하는 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신규 전문직업의 증가와 사이버리스크가 증대 등에 따라 2015년에는 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 시장이 연간 1600억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험개발원 일반손해보험상품팀 권순일 팀장은 “전문직업 배상책임보험은 수요자의 구매력과 계약자의 리스크 인식수준 그리고 사회경제적 제반여건 등의 측면에서 성장잠재력이 큰데 반해, 아직까지 변호사 등 일부 전문직을 제외하면 별도의 약관이 개발되지 못하고 있으며, 재보험자 협의요율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등 상품개발이 부진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잠재수요를 이끌어내고 상품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분석능력을 제고하고 전문직업 특성에 맞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함과 동시에 마케팅 특화전략을 구사하는 등 보험산업의 다각적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보험개발원은 요양보호사, 이·미용사 및 약사에 대한 리스크 분석을 기초로 참조순보험료를 산출해 보험사에 제공했으며, 오는 4월 관련 상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