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일본의 예대율 동향 및 향후 전망’ 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일본 은행들의 예대율은 1990년 후반까지 100%를 초과했으나, 이후 급격히 하락해 최근에는 70% 정도에 머물고 있다. 예금의 증가속도가 대출의 증가속도를 상회한다는 점이 예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기업들이 현금 및 예금을 늘리고 부채를 줄이는 형태로 대차대조표 운영 관행을 보임에 따라 은행들의 부채(기업예금)는 늘어나고 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대출은 감소하게 됐다. 이러한 관행이 지속된 결과, 은행의 예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됐으며, 이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은행들은 국채보유를 확대해 왔다.
그동안 기업이 예금을 늘려온 것은 경제의 불확실성에 기인했으나, 최근 경제 환경이 호전됨에 따라 이전과 같이 현금 및 예금 보유를 증가시키려는 경향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버블 붕괴 이후 약 20년에 걸쳐 일본 기업들은 경제적 불확실성 및 자산 디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현금과 예금 등의 형태로 자금을 축적해왔으며, 특히 중소·중견기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이후 시행된 아베노믹스의 ‘이차원적(異次元的)’ 금융완화정책 등의 파급 효과로 경제 상황이 다소 호전됐으며, 이로 인해 기업이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금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또한 최근 은행들이 국채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보유국채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기업 역시 예금 축소 압력을 받게 됨에 따라 향후 예대율이 상승할 가능성도 베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