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외환위기설이 퍼지면서 신흥국 CDS 프리미엄은 큰 폭으로 상승(+1bp → +14bp)했다. 한국·인도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흥국들이 10bp 이상 급등한 것이다. 거꾸로 환율의 경우 신흥국 통화가치는 약세폭이 확대(-0.9% → -1.4%)됐으며, 디폴트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경우 통화가치가 폭락(-15.1%)했다. 폴란드·한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신흥국들이 지난 2013년 환율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틀 뒤 터키, 인도 등 신흥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신흥국 금융불안이 다소 완화된데다 급락했던 뉴욕증시도 반등하며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가 현실화되더라도 신흥국 불안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 외환건전성이 양호한데다, 유입된 글로벌자금규모도 크지 않아서다. 실제 신흥국들(30개국, 한국, 중국, 아르헨티나, 브라질, 남아공, 터키 등 포함)의 총 대외부채는 외환보유고 대비 낮은 수준이다. 신흥국으로 유입된 글로벌 포트폴리오 금액은 509억 달러로 2005년 이후 2008년(자금 유출)과 2011년을 제외할 경우 가장 적다.
하나대투증권 신동준 자산분석부 이사는 “신흥국 외환보유고 대비 총 대외부채 비율은 사상 최저 수준이며 신흥국 유입 포트폴리오 자금도 과거 대비 크지 않다”라며 “일부 신흥국의 불안이 전방위적인 신흥국의 위험으로 확산될 위험은 낮으며. 특히 신흥아시아의 안정성은 여타 신흥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디폴트위기가 발생할 경우 익스포저가 많은 남유럽국가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것은 부담이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아르헨티나 은행의 대외차입금 (415억 달러) 가운데 약 45% 수준으로 가장 많다. 남미의 문제가 남유럽 은행의 재정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위기가 진정되면 펀더멘털이 양호한 국가 쪽으로 신흥국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글로벌금융시장 급변동기에 경상흑자국의 안정성이 부각되며 이들 나라들이 수혜를 입었다”며 “아르헨티나 사태가 진정될 경우 지난해 7∼8월과 같이 이머징내 자금이 한국 등 재정건전성이 높은 국가로 유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