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서울의 개인연금 가입률은 20.3%로 전국에서 가장 높으나 울산이 20.2%로 근접하게 추격하고 있다. 울산의 경우 남성가입률이 22.3%로 전국 최고인데 개인연금 가입자 800만명 중 403만명이 여성인 점에 비춰보면 특이할만한 사항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울산은 중공업 단지로 고소득 남성근로자들이 많은 지역”이라며 “개인연금은 여유자금이 있을 때 가입하는 상품이라 소득수준이 가입률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지역소득(잠정)’에 따르면 울산은 1인당 개인소득이 1831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으며 서울(1752만원)이 그 뒤를 이었다. 근로자 소득도 울산이 3840만원으로 1위고 서울이 3327만원으로 2위다. 연금가입률 1~2위인 서울과 울산은 근로자 소득, 1인당 지역내총생산, 1인당 지역총소득, 1인당 민간소비 모두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반면에 전남은 1인당 개인소득이 1249만원으로 가장 낮았고 강원(1288만원)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개인연금 가입률 역시 강원이 11.6%로 가장 낮으며 그 다음이 전남(12.4%)이다.
울산에서 남성가입률이 높은 이유도 중공업단지 특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2012년 7월 발표한 ‘장래인구추계 시도편’을 보면 2015년 지역별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인구)는 서울 96.5명, 부산 96.7명, 대구 98.4명 등으로 ‘여초’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그러나 남성근로자가 밀집한 울산은 2010년 108.0명에 이어 2015년에도 108.0명으로 ‘남초’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달리 전체적으로는 20~50대 여성의 연금가입률이 남성보다 높았다. 20대 여성의 가입률은 14.2%, 30대는 25.6%, 40대 28.8%, 50대 23.2%로 여성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증가하고 가정 내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사회활동기가 한창인 시기에 가입률이 높다는게 보험개발원의 분석이다.
전체 가입자에서는 30~50대 가입률이 높은 반면에 저연령자와 고령자는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40대가 28.0%로 가장 높고 30대(25.3%), 50대(22.9%) 순이며 60대는 9.7%, 70세 이상은 1.5%로 급격히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40대부터 노후준비를 하는 성향이 부각되는 것.
어린이들의 경우는 부모들이 자녀의 장래를 위해 상당수가 가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9세 가입자는 15만명(3.4%), 10대는 18만명(2.9%)이 가입해 있다.
그러나 현재 연금을 받고 있어야 하는 60세 이상의 가입률이 매우 낮아 노령자의 노후소득 준비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60세 이상자의 가입률은 5.7%(60대 9.7%, 70세 이상 1.5%)로 100명 중 대여섯 명만 개인연금이 있는 셈이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