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프플래닛 이학상 대표(사진)는 출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현재 보험시장은 저금리, 저성장, 인구고령화라는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으며 디지털화로 소비자 니즈가 다양해짐에 따라 생보시장도 기존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변화가 필요할 때”라며,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3년이 넘는 준비기간 동안 준비한 라이프플래닛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생명보험의 가치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라이프플래닛은 모회사인 교보생명과 일본 인터넷 생보사인 라이프넷이 각각 74.5%와 25.5%씩 출자(자본금 320억원)해 설립됐다. 보험가입부터 유지, 지급까지 모든 절차가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지는 국내 최초의 인터넷 전업 생보사로, 보험가입만 가능했던 기존의 인터넷 생보 상품과 달리 사업비 구조와 가격, 프로세스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컨설턴트 의존도가 낮고 인터넷 금융소비에 익숙한 2040세대를 주 타깃으로 하며, 사망과 노후보장을 위한 정기보험, 종신보험, 연금보험, 연금저축보험 등 4가지 상품을 우선 선보일 예정이다.
청약과 관련된 자필서명 및 동의절차 등을 공인인증서로 처리해 절차 및 과정을 간소화하고, 설계사·점포·인프라 비용 등을 절감해 보다 합리적이고 저렴한 보험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의 인터넷 생보상품들이 평균 3~40%의 가입심사(언더라이팅) 자동화를 보였던 반면, 6~70%의 가입심사 자동화를 통해 가입여부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라이프플래닛 마케팅 담당 김성수 상무는 “현재 메이저들을 비롯해 8개 회사에서 인터넷 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사업부 형태이기 때문에 채널 간 충돌이 있어 차별점을 많이 가져가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라이프플래닛의 경우 업계 일반 대면채널과 비교해 보장성 부분은 20~30% 정도 가격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연금보험 역시 3~6%정도 보험료 할인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생보업계 내에서는 아직까지 인터넷 보험사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평가다. 손보업계의 경우 자동차보험을 중심으로 온라인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생보시장은 전체 수입보험료의 1% 미만 수준이기 때문. 시장이 확대될까지는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라이프플래닛이 자신하고 있는 손익분기점 돌파기간이 예상대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학상 대표는 “2016년 보유고객 10만명을 달성하는데 이어 4년차 말에 최초로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계획”이라며, “사업개시 후 7년차 말에는 누적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서 BEP(손익분기점)를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2016년까지 10만명의 고객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한달에 2700명씩 가입해야 하는 꼴”이라며, “현재 온라인 생보시장에 비춰보면 쉽지 않은 숫자”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대면채널과 함께 운영되는 기존의 사업부 형태가 아닌 자회사이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에 비해 적극적으로 고객들에게 알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며, “시장을 확대하는 점에서는 훨씬 유리할 것으로 보여 라이프플래닛의 행보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보험시장은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불완전판매 요소를 줄여 상품 종류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시장을 얼마나 확대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한편, 사업부 형태로 온라인 시장에 뛰어든 한화생명의 경우 아직까지 자회사 설립의지를 버린 것은 아니며, 교보생명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자회사로 시작해서 사업부로 변경하기는 힘들지만 사업부 시스템을 가지고 있을 경우 향후 자회사로 변경도 가능하기 때문에 조금 더 시장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이학상 대표가 국내 최초 인터넷 생명보험회사 라이프플래닛 출범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