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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화유동성 안심? 천만의 말씀!

이나영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11-03 18:59

글로벌 위기 후 개별은행 대응능력만 향상
대외의존 높고 원화국제화 미흡 맹점 여전

은행 외화유동성 안심? 천만의 말씀!
국제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을 때 국내 은행들이 대응할 역량이 2008년 글로벌 위기 전보다 향상된 건 사실이지만 완전히 안심할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남북관계에서 기인하는 이른바 ‘컨트리리스크’를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대외의존도가 높고 원화국제화가 제자리 걸음을 거듭하고 있는 점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조건이면 외화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이 상존할 뿐 아니라 조달 비용이 비싸고 장기 자금을 끌어오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중장기적으론 차입구조 장기화와 자금운용구조 개선 노력 등에 민관이 합심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미시적으로는 은행 간 외화자금 거래 연계성 움직임을 상시 파악하는 동시에 대외 차입자금 유출 발생 땐 정책당국이 유동성 리스크 확산 차단에 기민하게 나서야 한다는 권고로 이어졌다. 필요하면 적절한 외화유동성 공급을 해서라도 급격한 디레버리징을 막아야 한다는 처방도 나왔다.

◇ 2010년 하반기부터 외화 자산 및 부채 규모 증가세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외개방도가 높고 원화 국제화 정도가 낮아 외화자금을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조달할 수밖에 없어 외화유동성 위기 발생 가능성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 실제 국내 은행들은 차입금, 채권 발행 등을 통해 국외로부터 외화자금을 조달해 외화대출 등에 주로 운용하고 있다.

올 6월 말 현재 차입금, 채권발행 등 도매자금이 전체 외화부채의 44.7%를 차지고 있으며 이 자금의 대부분(86.4%)은 국외로부터 조달된 자금이고, 외화 예수금을 통해 거둬들인 자금은 전체 외화부채의 19.5%에 불과하다.

그래도 지난 2010년 하반기 이후부터 외화 자산 및 부채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여기에다 외화 관련 거시건전성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외화자금 조달 구조의 안정성은 위기 이후 높아지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시중은행의 경우 위기 이전에는 비은행 금융기관과 기업, 가계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해 외화자금 순공급을 나타냈으나 위기 이후에는 순조달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국내 은행 18개, 외은지점 35개 등 총 53개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시나리오 하에서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해본 결과, 외화유동성 충격에 대한 우리나라 은행 부문의 복원력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은행 외화자금 여유 낙관론 대두

지난 2008년 6월 말 기준 3개월 이상의 시계(time horizon)에서 은행시스템 전체적으로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가 발생했으나 올 6월 말 기준 결과에서는 모든 분석 대상 시계(7일, 1개월, 3개월, 6개월, 1년)에서 외화유동성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다.

외화유동성 여유 규모는 최소 405억 달러(7일)에서 최대 1173억 달러(3개월)에 이르렀다. 한은 측은 “위기 이후 외환 관련 거시건전성정책 도입 등으로 단기 차입금에 대한 은행의 외화자금 조달 의존도가 낮아진 데다 외화자산 운용에 있어서도 즉각적인 매각 및 회수가 가능한 자산 규모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룹별로는 시중은행, 지방은행, 특수은행, 외은지점 등 4개의 그룹 모두가 유동성 충격에 대한 자체대응 능력이 위기 이전보다 개선된 가운데 특히 외은지점의 개선 정도가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 2008년 6월 말 46억 달러 정도 부족했던 외은지점의 외화자금은 올 6월 말 687억 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시중은행은 168억 달러 부족에서 300억 달러 순유입으로 전환됐고, 지방은행은 26억 달러 부족에서 3억 달러 순유입 전환됐으며, 특수은행은 50억 달러 순유입에서 182억 달러로 증가했다. 개별 은행별로는 외화 유동성 부족 은행 수가 2008년 6월 말 결과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 “은행 간 외화자금 거래 연계성 구조 및 변화 상시 파악” 강조

다만 6월 말 현재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이 가해지면 일부 은행에서 유동성 부족이 발생할 수 있어 개별 은행 차원에서는 외화유동성 충격에 대한 취약성이 잠재해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외환 부문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위기 이후 추진되어온 정책적 노력이 향후에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높은 은행 간 연계성으로 인해 대외충격 발생 시 은행 간 외화자금시장의 디레버리징 규모가 대외로부터 차입한 자금의 유출 규모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외화유동성 리스크의 급격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은행 간 시장에서의 2차 효과를 축소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은행 간 외화자금 거래의 연계성 구조 및 변화를 상시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대외 차입자금 유출 사태 발생 시 정책당국이 유동성 리스크의 파급 미 확산 경로를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시 적절한 외화유동성 공급을 통해 급격한 디레버리징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최근 은행 부문의 외화자금 만기 장기화가 글로벌 양적완화 시기에 이뤄졌고 향후 단기 외화자금 조달원으로서 외은지점의 역할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국내 은행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시에도 외화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사전에 만기집중 가능성 등에 유의하면서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나영 기자 l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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