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증시전망발표시즌 개막, 증시레벨업 한목소리
2014년 증시가 강세로 전환할까? 지난 5년동안 넘지 못했던 역사적 고점을 돌파하고 새로운 역사를 쓸까? 증권사들이 잇따라 2014년 주식시장전망을 발표하고 있다. 내년 증시는 역사적 고점을 돌파하는 낙관론이 대세다.
대부분 코스피가 레벨업하는 모멘텀으로 글로벌경기회복을 꼽았다. 증권사별로 보면 LIG투자증권은 내년 경기회복을 ‘속임수’가 아니라 ‘진짜’라고 정의내렸다. 정책보다 민간부문이 회복을 주도, ‘고용증가, 소비회복’이 뒤따르는 경기회복으로 실적개선에 따른 증시의 레벨업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도 미국의 경기회복을 핵심상승모멘텀으로 제시했다. 특히 소비의 경우 가계의 재정건전성의 회복에 따른 정상화과정이며, 이미 가계의 부채조정이 일단락돼 소득향상이 소비증가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글로벌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이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밖에도 하이투자증권은 낙관론에 동참하면서도 환율급락에 따른 기업실적악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같은 낙관론에 따라 코스피밴드도 역사적 고점인 2231p를 넘는 수준으로 상향됐다. LIG투자증권 1900~2260p, 신한금융투자 1850~2320p, KB투자증권 1850~2400p, 키움증권 1900~2400p를 제시했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상단목표치를 2350p로 잡았다. 아쉬운 점은 올해도 천편일률적인 코스피밴드가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내년 코스피전망치평균은 대략 상단 2300P, 하단 1800P이다. 이를 기준으로 박스권이 높으면 낙관론으로, 낮으면 신중론으로 통용되고 있다. 불과 약 50P 안팎의 차이로 낙관론, 비관론이 결정되는 셈이다.
◇ 비슷한 데이터, 전망어긋날 시 리스크부담으로 소신예측 한계
이처럼 코스피전망치가 엇비슷한 이유는 분석데이터가 비슷하고, 또 정형화된 가격결정모델로 산출되기 때문이다. 대형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주요 설정기준은 PER과 어닝으로, PER을 보는 근거가 10배인지, 11배인지 어닝전망이 100조인지 120조인지에 따라 코스피전망치가 산출된다”며 “이미 이들 데이터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된 만큼 근거가 되는 데이터에서 과도하게 벗어나 코스피밴드를 산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체의 뷰에서 벗어나 예측할 경우 전망이 어긋날 때 뭇매를 맞는 것도 소신을 밝히기가 어려운 요인이다. 실제 이트레이드증권은 지난해 ‘쩐(Money)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증시전망보고서에서 코스피상단을 2320p 강세론으로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코스피가 1800~2000p의 박스권에 머물자 강세장에 대한 소신을 밝힌 리서치가 곤혹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트레이드증권 윤지호 센터장은 “기업실적예상치는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예측할 수 없는 정책이벤트가 발생,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였다”라며 “IMF 등 전망기관들의 경우 중요한 정치적 결정이 내릴 경우 그 전망을 수정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전망이 어긋날 경우 짊어질 리스크가 만만치 않아 앞으로 뚜렷하게 스탠스를 밝히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자보호재단 김일선 상무는 “쓰는 소스가 비슷해 증권사의 전망은 차별화되지 않고, 보는 스탠스도 낙관적이다”라며 “전망은 전망일 뿐 맹신은 금물이며, 그 속에 있는 논리, 가정 등을 재해석하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