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외국인 투자자는 신흥국 위기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에서 대규모 ‘사자’에 나서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증시에서 순매수로 전환된 지난 7월 11일부터 9월 3일 현재 3.76조원을 매수했다. 이 가운데 약 2조 70000억원을 8월 13일 이후 매수하는 등 최근에 부쩍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다. 외국인이 잇따라 국내주식에 러브콜을 보내는 건 신흥국이라도 우리나라의 우량한 펀더멘털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외인은 신흥국별로 차별화된 대응을 하고 있다. 실제 신흥국 위기에 휩싸인 인도네시아의 경우 증시에서 4개월(총 순매도 금액 28억 달러) 연속, 인도 증시에서 3개월(총 순매도 금액 37억 달러) 연속 순매도를 보인 반면, 이중흑자구조로 경제 및 시장이 탄탄한 우리나라 증시에서 2개월 연속(총 순매수 금액 28억 달러, 9월에도 순매수 기조 유지)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
금리차이,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준금리인상예상시점의 경우 미국은 2015년 중반, 우리나라는 2014년 상반기 쪽에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상승사이클로 진입할 경우 상대적으로 고금리통화인 원화자산의 금리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양국의 경상수지 격차를 감안하면 원화투자에 따른 환차익도 뒤따를 수 있어 주식투자 외에 얻게 되는 부가수익이 많다.
동양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9월 FOMC 회의를 통해서 양적완화 축소 시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이탈이 신흥아시아 증시에서 무차별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포지션 변화를 감안할 때 신흥아시아 지역 내에서 국내 비중을 높이는 외국인투자자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단 외인이 단기간에 매수규모를 늘리는 가운데 환율이 급락하는 등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부담이다.
삼성증권 임수균 연구원은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경기, 실적 등 펀더멘털의 개선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아직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기대감만 반영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원화강세 기조가 일단락된다면,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매수세는 둔화되거나 차익실현에도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