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급락의 배경은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고 △주식시장이 예상외의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의 통화 가치가 다소 안정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기적으로 환율반등요인보다 하락압력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인 경상수지가 파란불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상수지흑자규모는 43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65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배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또다시 경상수지흑자의 사상 최고치 경신은 무난하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환율이 바닥을 찍고 상승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자금흐름에 영향을 주는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행될 경우 펀더멘탈이 취약한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은 글로벌자금이탈에 따른 외환위기를 피하기 위해 통화가치 절하를 통한 수입억제에 나설 수 밖에 없다.
이들 나라의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질 때마다 국제금융시장 불안감이 커지면서 환율도 동반 강세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하락 압력이 우세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상승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은 단기적으로 1100원을 하회하는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1100~1150원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시의 경우 환율이 1100원이 붕괴될 경우 환차익을 실현하려는 외인의 매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환율의 경우 외국인들의 매수와 매도의 임계점으로 평가되는 1100원이 무너진 상황.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주인 IT와 자동차 업종이 환율하락 영향으로 외국인들이 매도에 나설 경우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 조성준 책임연구원은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으나 증시에서 또다시 환율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경기민감주에서 환율하락 수혜 내수업종으로 일정부분 비중조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