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연금저축의 400만원 한도 소득공제 혜택이 과세표준 구간(6~38%)에 상관없이 납입액의 12%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최대 100만원 이상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분석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는 소득수준 연 8000만원 이상의 고소득자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으로 오히려 개인연금 가입이 저조했던 서민층과 중산층의 경우 세제혜택이 2배로 늘어 가입유인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상 이전의 세법은 소득이 높을수록 공제율이 높아(최대 35%) 세제혜택이 컸기 때문에 고소득층의 절세를 위한 세테크 상품으로 주로 판매돼 왔다. 그러나 세법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상대적으로 노후준비에 열악했던 중·서민층의 개인연금가입 저변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실제 연소득 3400만원 정도의 중산층의 경우 근로소득공제, 의료비공제, 카드공제, 교육비공제 등이 연소득에서 제외돼 과세표준(세금부과기준 소득액)이 1200만원 미만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공제율이 6%에서 12%로 두 배로 늘게 된다. 즉 이들이 연간 400만원 한도로 연금저축에 가입했을 경우 12%의 공제율이 적용돼, 기존에 24만원에서 세제혜택이 48만원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 전문가들은 과세표준 1200만원은 연소득 3400~4000만원까지도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적격연금의 세제혜택 감소’를 빌미삼아 일부 생보사에서는 비적격연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세제적격과 비적격연금은 서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비교가 아닌 연령이나 장기근속 여부 등의 상황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포도재무설계 최원석 팀장은 “젊은 근로소득자라면 세액공제 혜택이 크기 때문에 비적격연금보다 적격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1년에 400만원 한도로 가입하는 적격연금만으로는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적격과 비적격 중 어느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아니라 결국 순서의 문제일 뿐 모두 가져가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차후 연금소득세를 줄이기 위해서는 국민연금과 비적격연금 수령 전에 적격연금 수령시기를 짧게 해 받는 것이 유리하며, 비적격연금의 경우 종신토록 받을 수 있어 국민연금과의 시기를 조율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게 플랜을 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덧붙였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