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분기 대규모 채권평가손실로 수익성악화
증권사가 1분기 어닝쇼크에서 벗어나더라도 턴어라운드를 실현할지 미지수다. 최근 거래대금침체 등으로 악화된 금융투자시장의 현실을 반영,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증권사의 수익성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FY2012년 국내 전체 증권사 순이익은 1조원을 하회했다. 이는 최근 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FY2011년 대비 약 46.5% 줄었다. 최근 1분기(2013년 4월~6월) 실적도 기대이하다. 1분기 증권사 합산순이익은 지난 분기 대비 약 76%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악화의 주요 원인은 채권평가손실발생 중심의 일회성평가손에서 비롯됐다. 특히 채권운용의 경우 5월 이후 가파른 시중금리 상승으로 채권관련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대형증권사의 채권보유액은 평균 10조원선. 지난 5월 이후 금리급등으로 대부분 대형사는 100억원~150억원 넘는 채권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금융권내 레버리지 축소로 증자자금의 활용도도 낮아 FY2012 기준 업종 ROE는 2.5% 수준까지 하락했으며 그나마 증권사들은 비용축소 및 관리강화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라며 “정책당국도 규제완화와 신규수익원 확대, 구조개편 유도 등을 통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으나 실적정상화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여건이다”고 말했다.
◇ 2분기 실적회복 가시화, 구조적 불황으로 턴어라운드 미지수
하지만 2분기(2013년 7~9월) 실적은 1분기보다 나아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금리안정화 기조가 뚜렷해지며 채권에서 운용손익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연말 집중됐던 증권사들은 비용축소 및 관리강화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fn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순익은 삼성증권 539.50억원 (50.99%) 대우증권 360.88억원(103.99%) 우리투자증권 378.64억원(68.03%) 미래에셋증권 341.93억원(86.08%) 키움증권 210.44억원(58.97%)으로 1분기 대비 약 50~ 100%대로 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영증권의 분석도 2분기 실적개선에 이보다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증권사별 2분기 추정치를 보면 우리투자증권은 7월 이후 금리변동성 축소에 따른 운용손익 안정화를 감안하면 2분기 순이익은 지난 4분기 수준인 300억원대 회복이 무난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초 비용절감 쪽에 드라이브를 건 효과가 2분기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브로커리지, IB, 이자수익의 경우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임직원 전환배치 및 지점통폐합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가 되며 2분기 순익은 398억원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KDB대우증권도 마찬가지. 운용이익 안정과 일회성 비용요인 축소로 2분기 순이익은 260억원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하지만 거래대금침체, 투자심리불안, 저마진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만큼 실적정상화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KTB투자증권 조성경 연구원은 “채권에서 많이 깨먹은 1분기보다 나아지겠으나 거래대금이 늘고 투자심리가 회복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펀드, 랩, 해외채권에 이은 머니무브를 이끌 히트상품이 나타나지 않으면 증권사들이 드라이브를 거는 자산관리 쪽도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