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분기 론스타펀드로부터 외환은행 지분을 사들이면서 1조 928억원에 이르는 염가매수차익(부의영업권)효과를 빼고 나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5228억원에서 올해 6119억원으로 오히려 891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19일 공시자료 기준 하나금융지주 실적상으론 2분기 순익은 2669억원으로 지난 1분기 순익과 합하면 상반기 누적 5566억원에 그친다. 지난해 공시한 상반기 순익 1조 5293억원에 비하면 반토막이 아니라 아예 3분의 1토막 나는 충격적 숫자다.
◇ 적정한 여신 성장 우월한 건전성 지표 등 본색 발휘
하지만 지난해 순익에서 염가매수차익에 따른 회계상 이익 1조 928억원을 빼면 5228억원이 실질적 순익이다. 여기다 올해 상반기 순익에선 염가매수차익을 분기마다 나눠 상각하느라 빠져나간 553억원을 다시 불러 오면 6119억원이 실제 남긴 순익이기 때문에 다른 은행지주사나 은행들과 전혀 다른 실적 행진을 한 것으로 볼 만 하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은 “2분기에는 금융산업 전반적인 경쟁 심화 및 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른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저금리성 예금 증가 등 조달비용 감소 효과에 따라 순이익 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출자산증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 등에 힘입어 이자이익 1조 1235억원과 수수료 이익 4273억원을 더한 핵심이익은 1조 5508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207억원 증가하는 등 견조한 영업 수익력을 유지했다”고 주장했다.
◇ 하나-외환 쌍두마차 끌고 대투-캐피탈 밀어 만든 견조한 흐름
하나금융 총자산(신탁포함)은 대출자산 등의 증가로 전분기 대비 14조 7000억원 늘어난 370조 2000억원에 이르렀다. 그룹 자산건전성을 살펴보면 하나은행 연체율은 0.50%, 외환은행의 연체율은 0.82%를 기록, 그룹 전체적으로는 전분기 대비 0.02% 하락한 0.80%를 나타내 은행권 최저 수준 연체율을 유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하나은행이 1.13%, 외환은행이 1.16% 로 그룹 전체적으로는 전분기와 동일한 1.33%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의 견조한 실적 차별성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쌍두마차 견인력에다 비은행 주력자회사들의 선전 덕분이다.
하나은행은 STX 주요 계열사의 자율협약 신청 등에 따라 대손충당금이 1233억원 늘었고 유가증권매매평이익 306억원 감소한 가운데서도 은행 개별 기준으론 2분기 1166억원의 순익을 기록, 상반기 3461억원을 구현했다.
외환은행은 1분기보다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 개선에 따른 대손충당금 감소와 유가증권매매평가이익이 늘면서 개별 기준 2분기 순이익이 1260억원을 남겨 상반기 누적 1555억원을 냈다. 외환은행은 1분기 하나금융지주 완전자회사 편입을 위한 주식교환 과정에서 4000억원대의 매수청구권 부담에 직면하는 바람에 순익이 295억원에 그쳤지만 돌발 요인이 사라진 2분기 들어 진면목을 다시 확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 밖에 하나대투증권과 하나캐피탈이 개별 기준 각각 55억원과 235억원의 순익을 내면서 지난해 상반기보다 각각 130.29%와 11.90% 증가율을 올렸다. 하나저축은행은 지난해 154억 적자에서 118억 흑자로 완전히 돌아섰다. 다만 하나SK카드는 연결기준 53억원 흑자로 사업라인 가운데 가장 빈곤한 출력을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