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베테랑 CEO로 기업가치향상에 주력
증권사의 주총시즌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FY2013년 2분기가 막이 오르는 가운데 신임CEO들의 데뷰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증권업의 불황이 장기화되는 탓에 시장경험이 풍부하고 내부사정에도 정통한 베테랑들이 신임 CEO로 대거 발탁되고 있는 것. 대표적인 예가 지난 9일 신임대표이사로 취임한 우리투자증권 김원규 사장이다. 김사장은 원조우투맨으로 평사원으로 입사, 사장으로 오른 입지적 인물이다. 포항지점장, 강남지역본부장, 퇴직연금그룹장을 역임했으며 특히 WM사업부 대표 등을 맡아 프리미어블루센터 등을 지휘하며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의 혁신을 주도했다.
영업현장을 잘아는 금융전문가답게 김사장이 취임 이후 내건 슬로건은 기업가치창조. 즉 고객, 기업, 직원가치의 극대화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겠다는 게 그의 의지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마스터플랜도 제시했다. 먼저 사업모델, 조직, 인사부문의 내부혁신이다. 고객이 원하고 나아가 원할 상품을 개발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구조의 시장과 피드백하는 열린 시스템구축이 중심이다.
또 이미 자기자본 3조 5000억원으로 대형IB자격을 갖춘 만큼 리스크테이킹을 통한 IB 쪽으로 수익원다각화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같은 내부혁신을 통해 고객가치도 업그레이드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김원규 사장은 지난 취임사에서 “금융투자업의 본질은 고객에게 최적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의 성공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며, “업무를 하는 매 순간에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고객의 가치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지가 담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현장중심경영강화로 시장과 시너지를 내는 게 요지다.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4개 사업부(WM사업부, IB사업부, Wholesale사업부, Trading사업부) 및 경영지원총괄 중심으로 조직을 슬림화했다. 그동안 드라이브를 걸었던 해외사업은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속도조절에 나섰다. 글로벌본부로 편제되어 있는 해외사업들을 연관성이 있는 각 사업부가 전담하도록 재배치했으며 전체적인 해외사업전략은 경영전략본부가 맡아 국내사업전략과 해외사업전략간의 균형과 유기적인 결합을 도모했다.
◇ 차별화 전략으로 제2의 도약
동양증권 정진석 신임 사장도 눈에 띈다. 그룹에서 힘을 실어준 케이스로 벌써부터 정사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사장은 모그룹인 동양그룹 전략기획본부 부사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 전략가다. 주요 금융계열사인 동양인베스트먼트, 동양자산운용 대표이사를 맡아 국제금융과 경영전문성을 겸비한 지략가로 꼽힌다. 지난 6월 주총에서 신임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될 당시 동양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에너지, 시멘트, 금융의 3대 축으로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금융쪽의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로 발탁됐다는 후문이다.
최근 KB투자증권의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정회동 사장의 명성도 뒤지지 않는다. 정사장은 가는 곳마다 턴어라운드를 성공시킨 ‘마이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실제 그가 맡은 NH투자증권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 재임당시 틈새시장이었던 소매채권을 공략, 한때 ROE를 16%로 업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채권에 강점은 있으나 리테일 쪽이 뒤진 KB투자증권이 제2의 성장을 꾀하기 위해 발탁했다는 평이다.
◇ 불황기 위기 돌파 리더십 모색
이밖에도 이트레이드증권, BS투자증권 등도 신임CEO를 선임했다. 이트레이드증권 홍원식닫기

다른 관계자는 “잦은 CEO교체는 중장기전략이 자주 바뀔 수 있다”라며 “꾸준히 비전을 갖고 롱텀으로 추진해야 기업가치가 향상된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