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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 여성들…그들의 현재와 바라는 점은?

원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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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03-11 06:39 최종수정 : 2013-05-11 00:40

심사, 영업지원에 많고 보상, 직급영업은 희소
출산·육아 가장 고민 “있는 제도부터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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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은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화재로 숨진 여성들을 기렸던 미국 여성노동자들의 궐기를 기념한 날이다. 그로부터 105년이 지나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지금, 보험업계 여성들의 현황은 어떨까.

◇ 보험사 내 여초부서는 어디?

- 생보사에서 법인영업을 하다 마케팅지원으로 발령 난 A차장은 여직원들이 많은 부서에 온 것이 생소하다.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직급영업 부서에서 오래 일해 온 그로서는 여성이 많은 부서에서 근무하는 것이 여간 어색하고 신경써야할 부분이 참 많아 한동안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 손보사에서 일하는 커리어우먼 B대리, 그는 신입시절 보상부서 선배를 따라 업무견학을 갔다가 험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외견상으론 조폭처럼 생긴 고객과 보험금 지급액을 두고 설전을 벌이다 온갖 욕설에 몸싸움까지 겪은 것. 패기 넘치는 신입사원으로 어느 보직에도 자신 있었던 B대리였지만 이 부서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보험업계의 여성임직원 비율은 대개 40~50%대로 지난해 말 기준 신한생명(54.8%)과 동부화재(52.9%)가 가장 많다. 보험사 내에서도 여직원들이 많은 곳은 보통 콜센터, 계약심사 등 언더라이팅 부문, 개인영업, 교육 및 영업지원 부서다. 특히 간호사 출신들이 대부분인 의료심사 파트는 각사를 막론하고 여풍이 가장 센 곳으로 꼽힌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의료심사는 의료인 자격이 있어야 하는데 대개의 경우 의사보다 간호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직급영업 및 영업채널 관리자급에서 여성인력들이 취약한 편이다. 영업채널은 여성설계사의 비중이 70% 이상으로 압도적이나 지역단장이나 영업본부장 등 임원급 관리자는 여성인력이 흔치 않다. 여성공채가 시작된 지 얼마 안 되다보니 아직 임원급에 오를만한 연차의 여성 영업관리자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대형생보사 관계자는 “여성인력들은 심사부문과 콜센터, 교육, 영업지원에 많고 그 외에는 남녀비중이 엇비슷하다”며 “영업채널에서는 여성의 비중이 꽤 있지만 임원급 관리자들을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근래에는 여성지점장도 많아지고 있어 이같은 편차가 완화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한생명인데 호남지역 영업총괄 본부장과 제휴TM본부장에 여성임원이 선임돼 있다.

직급영업 분야도 여성인력의 대표적인 불모지다. 퇴직연금 등 법인영업 파트에서 여성인력들은 지원부서에 몰려 있을 뿐 영업전선에는 전무하다. 외국계생보사 한 관계자는 “퇴직연금 등 직급영업의 경우 외근이 많고 많은 지역을 커버하다보니 여직원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며 “고객기업들도 여직원들이 상대하면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손보사는 보상파트가 여성인력이 드물기로 유명하다. 삼성화재의 경우 심사인력의 65%가 여성인데 반해 보상은 10%에 불과하다. 파트 내에서도 자동차와 장기는 극과 극인 경우가 많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 등은 대면 없이 서류심사로 지급이 이뤄져서 여직원이 많이 근무한다”며 “그러나 자동차는 제3자가 피보험자로 야외근무가 많고 여직원이 대응하기 어려운 일이 많다보니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동차보험 중 자손(자기신체사고)은 나이롱환자와 과잉진료를 가려내야 하고 자차(자기차량손해)는 파손부위를 체크하며 공업사를 방문, 손해액을 조정해야 하기에 분쟁의 소지가 많아 손보사 내에서도 가장 힘든 업무로 꼽힌다.

◇ 여성들이 원하는 보험사는?

- 손보사에서 근무하는 E과장은 최근 분당에서 종로구로 이사했다. 회사가 인근에 어린이집을 개설하면서 자녀를 이곳에 맡기기 위해서다. 워킹맘인 E과장으로선 회사의 이같은 조치가 크게 반갑기만 하다.

- 업무 2년차가 된 생보사의 D사원, 동료직원이 육아휴직을 내면서 늘어난 업무량으로 인해 육아휴직 제도를 회의적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육아휴직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후속대책이 없어 남은 동료들에게 업무 과부하가 발생하자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대개의 여성 직장인이 그렇듯 보험업계 여성들이 가장 고민하는 점은 출산과 육아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보험사는 삼성화재와 교보생명뿐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생명공익재단, 농협생명은 농협중앙회가 운영하는 직장어린이집이 있으며 한화생명,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등이 연내 직장어린이집 개원을 앞두고 있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역시 공립어린이집 개설에 중점적으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직장에 어린이집이 설치되면 여성의 출산 후 노동시장 복귀율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여성들에게 육아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아주대 김정호 교수의 ‘직장보육시설과 여성의 고용안전’ 논문을 보면 직장어린이집이 있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여성이 출산 36개월 후에 노동시장에 복귀하는 비율이 직장어린이집이 없는 사업장의 근로자보다 4.3%p 높았다. 김 교수는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면 유능한 여성인력 확보가 쉬워지고 이직률이 낮아져 안정적인 인력공급이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또 육아휴직의 후속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미 공직사회에서 육아휴직으로 내부갈등과 불신이 생각보다 심각해졌듯이 육아휴직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직장분위기 조성은 물론 업무대행 수당 현실화, 직장보육시설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생리휴가처럼 있어도 제대로 쓰지 못해 사문화된 제도들이 많다”며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제도가 제대로 실행되는 것만으로 업계 여직원들에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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