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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 당국 엄포에도 고배당 하는 이유

원충희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3-06 21:47 최종수정 : 2013-03-07 01:02

주가 부진 “배당이라도 높아야 떠받칠 수 있어”
대주주 등 지분 높아 오너 家에 ‘현금 몰아주기’

보험사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자 금융당국으로부터 고배당 자제권고가 솔솔 나오고 있다. 보험사들은 배당 메리트도 없으면 주주가치와 주가를 유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고배당 성향의 보험사들은 대주주 등의 지분비중이 높아 오너 가(家)에 ‘현금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부터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전망이 우세하자 상장보험사들은 주주배당에 부담을 안게 됐다. 경영환경이 어렵다면서도 보험료를 올리고 고배당을 한다면 당연히 여론의 시선이 좋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 보험사는 지난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에도 경영난을 호소하던 와중에 당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배당을 강행해 비난 받은 바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당국의 압박이 훨씬 더 강할 것이란 관측이다.

보험사들의 지난 회계연도 배당성향을 보면 삼성생명은 41.5%(3940억원), 한화생명은 37.1%(1937억원)이며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최근 3년간 배당성향도 모두 20% 이상이다.

보험사들이 고배당을 하는 이유로는 저조한 주가가 지목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로라는 생보사들이 상장한 지 몇 년째이지만 아직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듯이 보험주는 증시에서 관심종목이 아니다”며 “배당 메리트라도 없으면 주주들을 안심시킬 방안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시세차익 아니면 배당이익인데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만큼 공모주를 보유한 주주들의 경우 배당이익마저 미미하다면 투매하는 것밖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항간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당국이 고배당을 자제하라는 이유는 이익의 내부유보를 통해 자본확충을 하고 RBC(위험기준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함인데 이미 보험업계는 수십조 원의 이익잉여금을 축적해 자본을 확대해왔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보험사 자본확충 규모는 27조8000억원으로 그 중 21조원은 이익잉여금 적립을 통해 이뤄졌다.

RBC비율을 높이려면 위험자산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는데 자기자본은 주주가 낸 납입자본금, 영업성과를 사내에 적립한 이익잉여금, 법정준비금으로 구성된다. 자기자본을 늘리는 방법은 주로 증자 아니면 잉여금 적립으로 유상증자의 경우 보험사들은 연고관계에 있는 자에게 신주인수권을 줘 인수시키는 제3자 배정방식을 많이 활용한다. 하지만 증자는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킬 수 있기에 보험사들은 잉여금 적립을 통해 자본을 늘려왔다.

반면에 이는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고배당 성향을 가진 보험사들을 보면 대주주와 그 관계자의 지분비중이 많아 결국 오너 가에 ‘현금 몰아주기’라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이 작년과 같은 주당 2000원의 배당을 한다면 이건희 회장은 830억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 회계연도에 당국의 엄포에도 보험사들이 고배당을 강행하면서 금융당국의 체면이 구겨졌다는 말들이 많았다”며 “이번에는 압박수위가 훨씬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2008년 이후 보험사 자본확충 현황 〉
                                                            (단위 : 조원)
(출처: 금융감독원)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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