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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기획) 한국형 금융ODA 나래 펴기 ③ 타고난 핏줄 수은, 금융인프라 협력도 명가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3-02-27 22:21

(연두기획) 한국형 금융ODA 나래 펴기 ③ 타고난 핏줄 수은, 금융인프라 협력도 명가
대한민국이 지닌 경험과 역량을 잘 활용하면 금융부문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분야에서 국제적 성공 본보기로 올라설 수 있다는 지적에 고무받이 지난 2월 4일자 필요성과 전략 방향에 대한 연구결과를 조명하는 것으로 시리즈를 잇고 있다.

수레의 두 바퀴, 새의 두 날개(車兩輪 鳥兩翼)란 옛말이 있듯이 경제발전과 금융의 발전이 따로 놀 수 없으며 정부 및 감독당국과 앞선 금융공기업들이 본궤도로 끌어 올리는 현장을 살필 예정이다. 이어 민간부문의 대표적이고 모범적 사례도 살필 예정이다.<편집자>

얼마 전부터 얼굴 빛이 까무잡잡한 이방인 남녀 넷이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 평일이면 어김 없이 들르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현장 연수를 간다고 나타나지 않으면 궁금해질지도 모를 이들은 바로 인도네시아 수출입은행(IEB, Indonesia EximBank)이 미래의 동량으로 삼으려 보내준 30대 초반 한창 나이의 직원들.

지난 2월 21일부터 가방을 열었으니 이번 주엔 2주차 교육에 접어드는 셈. 처음엔 우리 수은의 여신제도 전반을 소개받고 리스크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자금조달 기법의 혁신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듣고 해외투자금융 업무를 개괄적으로 전해 들었다.

◇ 印尼 이방인 연수생들, 스물 세 분 스승을 모시다

이번 주부터 다음 주 초반까진 PF사업과 PF금융 주선 및 자문업무를 받아 들고 이론적 설명에 이은 사례중심의 기법을 엿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를 전망. 다음 주 후반부턴 현지 인프라로서는 접할 기회가 턱없이 부족했을 법무실의 역할과 이슈를 조망한 뒤 기술·환경 심사 이론 공부에 이어 아예 관련사업 전문가와 현장간담회를 마련해 궁금증 보따리를 풀어 놓을 예정이다.

마지막 주엔 우리 수은이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가 집약된 △국별 신용도 평가 △기업 및 금융기관 신용평가 모델 및 절차 △선박금융/전대금융 등을 소개하는 일정을 소화하게 된다. 이들의 연수에 김용환닫기김용환기사 모아보기 행장은 16개 부서, 무려 스물 세 명에 이르는 고수급 직원들을 붙여 줬다.

오는 3월 13~15일 현장 방문과 간담회 일정을 빼면 이들 네 명의 제자들은 날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강맹한 훈련과정을 소화해야 한다. 무더운 날씨 경제 개발 속도가 더뎌 느린 호흡으로 이 곳보다 저강도 업무환경에 익숙했던 그들이지만 하나라도 더 배우려면 이를 악 물고 따라 올 밖에 도리가 없다.

◇ 09년 9월 독립출범 목마른 신생 기관에 맞잡아 준 정리

우리 생각만 해서 인도네시아 수은이라고 하면 기틀을 확립하고 그네 기업들의 수출 지원에 구슬땀 흘리느라 한창인 듯 싶지만 연륜이 무척 짧은 곳이다. 수출을 활성화 하려고 정부계 상업은행인 Bank Ekspor Indonesia(BEI)으로 출발하긴 했지만 아예 IEB로 전환하기 위한 법안이 처음 나온 2000년 이래 약 9년에 걸친 각고를 거쳐야했다.

각고 끝에 2008년 12월 수출금융업부 취급을 위한 법률이 통과 되고 2009년 9월 BEI의 관련 자산과 부채 권리와 의무 및 인적자산을 넘겨 받아 재무부 산하 국책은행 IEB로 전환한 상태다. 수출기업에 대출하는 일을 주로 해 오다 수출금융을 총체적으로 지원하려고 대출확대는 물론 보증 및 보험 업무로 영역을 넓히고는 있지만 정착과 심화의 길은 숱한 시행착오와 난관을 동반하기 마련인 법. 급기야 2011년 11월 BEI측은 아시아 수은포럼 연례회의 때 우리 수은에 업무연수 요청의 뜻을 전하기에 이른다.

이번 첫 연수가 성사되는 데는 딱 두 차례 실무협의가 전부였다. 단순한 수출금융을 넘어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 금융역량과 우리 기업 기술력 및 사업추진력과 상생의 시너지 구현을 확산시켜온 역량과 노하우를 선뜻 전해주기로 한 것이다.

수은 관계자는 “업무를 개괄적으로 설명해 주고 이론적으로 아무리 설명해 준다 해도 곧바로 고도의 기법으로 뛰어오르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독학을 하는 사람과 뛰어난 스승에게 사사받은 사람사이에는 성취도 면에서 큰 차이가 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발전 단계에서 오는 격차에다 사회 경제 문화적 차이까지 메우기엔 4주간의 연수로 벅찬 게 있겠지만 지혜와 경험이 집약된 단면을 배우고 익히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되기를 기원하는 뭇 스승들의 마음이 이러할까. 핵심은 이것이다. 세계 10대 무역 강대국 안에 들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얻은 것을 후발 개도국에게 환원하는 일은 마땅히 다해야 할 책무이고 그럴 역량과 베풀 줄 아는 본성을 갖춰 놓았다는 사실.

◇ 2005년 베트남수은 설립 지원, 국내 금융ODA 본격 개막

사실 이번 IEB 연수 또한 그 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서 훨씬 짜임새를 갖춘 가운데 진행될 수 있었다. 1987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설치 이후 본격적인 경제개발협력에 팔을 걷어 붙인 터였다. 수은이 견지한 원칙은 간명하다. 공적 원조 수혜를 입는 수원국의 사회 인프라 확충을 최대한 도우면서 우리 기업들의 사업기회를 확대하는 상생공영을 꾀하는 것. 최우선 사업과 우선사업으로 구분해 빈곤퇴치와 경제개발의 근간 형성에 효과가 큰 부문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우리 나라와 경제교류가 밀접하고 인프라 수요가 많아 전후방 연쇄효과가 큰 나라에 비중을 높이는 선택과 집중 책략을 택하고 있다.

수출금융 활성화의 새 동력으로 삼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이 얻는 기회가 늘었고 개도국의 인프라는 조금씩 뼈와 살이 붙기 시작했던 경험을 지녔다. 이제는 수원국으로선 대형 국책산업으로 꼽히기 일쑤인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가 성사될 수 있도록 금융구조 자문에서 주선, 그리고 사후관리까지 간여하는 단계로 올라 서 있다. 자금중개를 주도 또는 참여하는 금융지원에 비금융지원까지 겸한다는 점에서 넓은 뜻에서 볼 때 금융ODA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아울러 금융ODA의 본격 개막을 알린 2005년 베트남 수은 설립 지원에 나선 사례도 빼 놓을 수 없다. 당시 신동규 행장(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그 해 3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수출입은행 설립을 도와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수락했다. 베트남은 수출입국의 본보기인 우리 경제성장 모델을 본받는 일에 한창이었고 필수 분야의 하나로 수은 설립을 꼽은 것이었다.

◇ 법안 등 금융인프라와 태동에서 본궤도 돕고 꾸준한 자문활동

가시적인 일이야 2005년 5월 베트남 재무부 등 수은 설립 실무담당자 초청 연수로 신호탄을 쐈지만 막전 막후 막론한 끈끈한 소통과 교류에 힘입어 2006년 5월 베트남의 공적수출신용기관으로서 VDB(Vietnam Development Bank)는 성공리에 출범했다. 우리 정부와 수은은 법제도적 관련 자문을 수행하며 옆에서 보좌했고 특히 수은은 수출금융지원제도는 물론 수행하는 업무, 금융 상품, 자금조달과 리스크관리 등을 망라했다.

특히 출범 후에도 베트남 재무부와 VDB 관계자들에게 실무지식과 기법을 전수하고 실제 운영에 관련된 컨설팅 인연을 돈독히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베트남 정부 의뢰에 다라 수은은 대 베트남 지식공유사업(KSP)의 한 기둥인 ‘베트남 수출신용기구 운영 지원 후속사업’을 진행했다. 현지 수은의 운영은 물론 무역보험제도 도입과 신용보증제도 구축을 지원 등 세 가지 목적에 걸친 역작이었다. 운영 컨설팅은 2006년 이래 해마다 했던 연장선에 덧붙여 2011년엔 두 나라 거시경제 보고서 발간사업을 추진하는 진척을 보였다. 초청 연수에 공동 세미나 현지 방문 교육 등 프로그램 또한 다채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엔 수은 직원에 더해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직원들이 망라된 드림팀을 꾸려 현지 재무부 및 수출신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베트남 개발금융 및 정책금융 역량 지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돌아왔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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