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중소형증권사 분사추진 M&A활성화 기대
중소형증권사 활성화방안이 M&A매물로 나온 증권사에게 약일까 독일까? 아이러니하게도 중소형증권사의 M&A활성화방안이 최근 M&A로 나온 중소형사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정책이 증권사 분사(Spin off)의 허용이다. 예컨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A증권사는 기존 자산관리·소매의 A1증권사 혹은 IB·법인 중심인 A2증권사로 나눌 수 있다. 쪼개진 증권사는 독립적으로 핵심업무집중과 차별화전략이 가능하다. 일반투자자가 중심인 자산관리중심의 소매증권사, 전문투자자 대상인 법인 및 IB전문증권사 등으로 특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매수자 입장에서는 필요한 사업부문만 골라 매입할 수 있고, 거꾸로 매도자 입장에서는 경쟁력이 약한 부문을 팔 수 있다. 서로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사고 파는 길을 열어둔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방안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매각이 진행중인 증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현재 중소형증권사 가운데 M&A시장에 나온 최대어는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은 지난달 30일 조회답변공시를 통해 G&A PEF의 업무집행사원(GP)인 G&A(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사)에 확인결과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하기 위해 주관사를 선정, 매각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매각주관사로 KDB산업은행 인수합병부, 노무라금융투자 등이 매각주관사로 선정됐으며 국내외 투자자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발송한 뒤 인수의향서(LOI)를 받는 단계다. 예금보험공사가 GP인 아이엠투자증권도 지난해 9월 주식 매각 주관사에 신한금융투자 컨소시엄이 선정했다. 신한금융투자, 말레이시아 CIMB그룹, 회계법인 언스트앤영 한영 등 컨소시엄에 참여했으며 다음주에 공개경쟁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 증권업 라이선스 프리미엄하락 우려
시장에서는 이들 증권사의 딜이 성공할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특히 매각희망가격에 대한 고평가논란이 부담이다. 과거 솔로몬그룹측은 지난 2008년 아이엠투자증권의 전신인 KGI증권의 지분 51.62%를 경영프리미엄까지 붙여 약 1563억원에 인수했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인수당시 PEF형태로 총인수금액은 3350억원에 달한다. 당시 높은 증권업 라이선스의 프리미엄으로 약 PBR(주당순자산)1.5~2배의 가치로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거래대금급감에다 업계의 수수료출혈경쟁 등 영향으로 증권사 라이센스의 프리미엄이 훼손됐다. 증권업 평균 PBR도 0.8배 수준으로 인수당시 PBR을 그대로 적용하기에 고평가논란도 나오고 있다.
업친데덮친격으로 금융당국의 발표한 스핀오프방안이 시행되면 브로커리지, IB, 트레이딩 등 각부문별로 증권사 라이센스의 공급이 늘어 인수프리미엄이 지금보다 더 하락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M&A전문가는 “인수가격과 관계없이 증권사 라이선스는 똑 같은 혜택이 있다. 증권사 라이선스물량이 많아지면 그 가치는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며 “시행시점이 불확실하지만 매수자입장에서는 매각가격을 낮추는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증권사는 이번 증권사분사논의와 관계없이 스케줄대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아이엠투자증권의 GP인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아이엠투자증권의 경우 규모가 작은 소형사로 분리매각할 부문이 마땅치않다”며 “조만간 경쟁입찰을 통해 매각할 것이며 매각가격이 예상가격보다 낮으면 규정에 따라 매각이 연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트레이드증권 GP인 글로벌앤어소시에이츠 관계자는 “중요한 건 매각방식이 아니라 매각가격”이라며 “헐값에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