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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선보인 현대라이프 ZERO 보험업계 안팎 평가는 ‘극과극’

최광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12-31 10:29

상품단순화로 기존 보험업계와 차별화 시도
‘훌륭한 전략’, ‘보험시장 이해부족’ 평가 엇갈려

야심차게 선보인 현대라이프 ZERO  보험업계 안팎 평가는 ‘극과극’
현대라이프 새로운 브랜드 ‘ZERO'가 베일을 벗었다. 지난 2월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보험시장에 뛰어든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었던 현대라이프는 단순화·시각화·투명성을 컨셉으로 새로운 브랜드 ‘제로’를 선보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런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눈에 띄기는 하지만 성공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가가 교차하고 있다.

◇ ZERO는 현대라이프의 철학

현대라이프는 지난 27일 연말을 앞두고 현대라이프 ZERO 런칭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서 현대라이프 정태영닫기정태영기사 모아보기 이사회 의장은 “오늘 자리는 현대라이프의 첫 작품인 ZERO를 통해 현대라이프가 가는 길에 대한 단초를 선보이는 자리”라며, “단순한 보장성 상품 위주로 구성된 ZERO는 현대라이프가 이루고 싶은 철학과 나아가야 할 방향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현대라이프는 기존 녹십자생명에서 판매했던 33개의 상품을 9개 상품으로 통폐합해 정리했다. 그리고 현대라이프로써 처음 내놓은 상품은 보장성보험인 ‘ZERO’이다. 이 상품은 내용이나 보장기간이 복잡했던 기존 보험상품의 틀을 깼다. 보험 내용과 지급조건 등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심플하게 설계했고, 성별과 나이가 같다면 동일한 보험 상품을 어느 채널에서 가입하든지 같은 가격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상품을 규격화했다. ZERO는 정기·암·5대성인질병·어린이보험 등 4개의 보장성 상품이다. 보장기간은 10년과 20년 만기이고, 일체 특약은 붙지 않으며, 순수 보장성에 보험료 인상이 없는 비갱신형 상품으로 보험료는 2~3만원수준이다. 보장을 넓게 설정하고 싶다면 필요한 보장과 필수 기간을 선택해 단품 또는 복수로 구매할 수 있게 했다.

◇ YGP·온라인·GA채널 주력

영업조직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현대라이프는 우선 대면채널과 온라인채널, GA채널 등 세 개 채널에 집중하고 방카슈랑스는 주력채널에서 배제된다. 이는 방카슈랑스에서 저축성보험을 인수해 규모를 키우기 보다는 내실 있는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대면채널은 기존 녹십자생명에 소속되어 있던 설계사 580명과 대졸신입으로 선발한 140명의 YGP(Young Generation Planner)로 운영된다.

현대라이프는 기존 녹십자생명의 설계사 중 활동하지 않는 설계사 등을 정리해 현재 인원만 남겨둔 상태이고, 지난 10월 모집한 YGP 1기는 교육을 마치고 이달들어 현장에 배치됐다. 특히 YGP조직은 2년의 트레이닝을 거쳐 전문 설계사나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 인지도 높이고 수익성도 확보

한편 이와 같은 현대라이프 제로에 대한 업계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한 대형 생보사 임원은 “일단 규모가 작은 보험사로써는 비교적 적은 마케팅 비용으로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훌륭한 전략”이라며, “주요 타깃 상품이 저가형 보장성보험이라는 점에서 볼륨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인지도를 높이며 수익성을 확보하기에는 적절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험연구원 전용식 박사도 “위험보험료 측면에서 리스크를 주계약 위주로 단순화 했다는 측면에서 우선 신선하고, 따라서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이해도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상품 이해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상품이 갖는 가치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므로 가격대비 효용을 더 많이 느끼게 돼 기존 보험사들이 가지고 있던 관행을 깨뜨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박사는 또 성공 가능성과 관련해 “카드업계와 생명보험업계가 다른 점이 많기는 하지만 현대카드에서의 성공 경험과 현대카드의 영업조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 보험사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소비자에 대한 혜택을 확대한다면 성장 속도도 느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보험시장과는 안맞아

반면 부정적인 평가도 적지 않다.

한 컨설팅업계 관계자는 “보통 보험상품에서 부가되는 특약들은 가격이 저렴한데 이런 특약을 없앴다고 해서 보험료가 크게 낮아진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상품이 심플하다는 것은 복잡한 보장들을 줄였다는 것인데, 현대라이프의 상품들이 눈에 뚜렷하게 보일 만큼 보험료가 낮아지지 않았다면 성공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내 보험시장의 영업형태는 보험사가 주계약과 더불어 다양한 특약을 판매자에게 제공하고, 판매자는 ‘폭 넓은 보장’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인데, 그런 면에서 현대라이프 제로는 단기간 집중적인 광고를 통해 관심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소수의 자발적 가입자들을 끌어 모으는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GA업계 관계자는 “현대라이프 제로의 컨셉을 살펴보니 현대카드처럼 매스컴을 통한 캠페인성 광고가 대대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국내 보험시장은 소비자들이 찾아오는 시장이 아니라 영업인들이 소비자들을 찾아가는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홍보보다는 영업 조직에 대한 메리트를 키우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또 다른 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안 팔리는 단순한 상품보다는 복잡해도 잘 팔리는 상품이 회사 경영에 유리하다”며 “회사 경영측면에서는 단순화 했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세일즈 해 시장에 연착륙 하고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처럼 생명보험업계 및 주변업계의 반응이 갈리고는 있지만, 현대라이프 제로가 생명보험업계에 없던 새로운 시도라는 점은 하나같이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따라서 현대라이프의 이번 시도가 성패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 보험업계에 던지는 메시지는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현대라이프생명 최진한 대표가 현대라이프ZERO를 설명하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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