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기후로 인한 피해가 개인뿐 아니라 산업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보장해줄 수 있는 날씨보험의 가입률이 저조할 뿐 아니라 인식도 낮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지난해 6월 날씨 변화에 따른 비용과 이익손실을 보상하는 ‘날씨연계보험’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지만 현재 보유 계약 건수는 10건이 채 되지 않는다.
화재나 폭발과 같은 재해의 경우 사업장이 망가져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인식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으나, 날씨보험의 경우 날씨변화로 인한 매출의 손실부분을 보장해 주는 것으로 아직까지 날씨로 인한 피해를 보장받는다는 인식 자체가 낮기 때문.
삼성화재 관계자는 “아무래도 평소 날씨로 인한 피해위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이를 보험으로 커버하려는 니즈가 적다”며, “날씨보험이 개인고객이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보험이다 보니 공식적인 홍보도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의 경우 태양광발전소를 상대로 일조량이 적어 매출액이 감소할 경우 보장하는 보험을 판매하고 있으나 이 상품 역시 실적이 손에 꼽을 정도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날씨보험이 일반화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인식이 부족하다”며, “태양광 발전업체와 같이 날씨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산업 뿐 아니라 레저산업이나 외식산업 등도 날씨에 따른 매출 영향이 커 시장자체는 작지 않다”면서도 “아직까지 일반적인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확대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금융연구소가 발표한 데 따르면 냉난방, 빙과, 의류, 레저산업 등의 경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날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으며, 대체에너지 설비 증가로 일조량이나 풍량 등도 날씨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날씨보험은 국내에 90년대 후반 도입된 이후 여전히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삼성과 현대를 제외하고는 농작물 재해보험, 풍수해보험, 등 일부 정책성 보험만 판매하고 있다.
보험에 대한 산업계의 인식부족과 함께 당국의 규제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날씨변화에 따른 재무적 손실에 대해 실손 보상하는 전통적인 날씨보험과 달리 ‘지수형 날씨보험’은 특정기간 동안 특정지역에서 발생하는 기온, 강우량, 강설량 등 측정 가능한 날씨 변동을 지수화해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손실 규모에 상관없이 일정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때문에 패션, 빙과 등 그 피해를 정확히 계산할 수 없는 다양한 산업에 적합하며, 가입자에 따라 여러 지수를 혼합해 사용할 수 있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맞춤 설계도 가능하다.
그러나 명확한 피해 없이 보험금을 지급했다가 투기를 부추길 수 있다는 감독당국의 규제로 인해 관련 상품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 또한 날씨리스크와 관련된 산업계 역시 리스크 헤지에 둔감해 보험사들도 시장 부족을 이유로 상품 개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날씨 변동성이 심해 지수형 날씨보험의 성장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이상기후로 산업계가 날씨로 인한 피해사례가 큰데 이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수형 날씨 보험과 같은 날씨 파생상품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활동과 함께 날씨지수 개발, 과련 인프라 구축 등 제도적인 보완과 함께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공신력 있는 기관과의 협력 모형 구축 등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