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래수수수료 덤핑경쟁, 특화모델로 제값받기
최근 증권사가 수수료덤핑경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는 가운데 일부대형증권사들이 특화서비스로 이 같은 출혈경쟁의 비바람을 피하고 있다. 특히 수수료인하, 무료이벤트 등으로 수익성악화에 시달리는 브로커리지부문에서 신서비스모델을 통해 ‘제값 받기’에 적극적으로 나서 가격 위주의 브로커리지가 서비스 경쟁으로 바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증권의 미러닝 어카운트다. 첫돌을 맞는 이 서비스는 제시하는 포트폴리오모델 가운데 투자성향에 맞는 전략모델을 고르면 해당 모델에서 편입한 종목을 그대로 고객 계좌에서 매매해준다. 고객이 스스로 투자하는 직접투자와 전문가에게 돈을 맡기는 간접투자 두 가지의 장점을 겸비, 출시당시 주식중심의 자산관리모델로 화제를 모았다.
특허에 기반한 미러링 운용시스템을 통해 매매가 이뤄지며 그 전략은 미러닝(거울)이라는 브랜드이름처럼 자신의 계좌에 투명하게 반영된다. 포트폴리오 모델은 크게 어닝포커스, 모멘텀, 청산가치, 피라미딩 등 6가지이며, 투자성향에 맞게 △다양한 투자모델 중 하나 또는 복수의 것을 선택하고 △추가적으로 특정 종목을 제외하며 △손실범위를 정하여 나만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성할 수 있다. 자문형랩과 비교하면 기본예탁금은 1000-3000만원으로 낮춘 반면 수수료는 연 2.0~2.4%(분기단위 후취)로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투자증권도 시스템트레이딩을 발판으로 삼아 브로커리지 저가경쟁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이는 자동매매시스템으로 감정을 배제한 채 기계적으로 사고 파는 매매기법이다. 특이한 점은 브로커리지에도 자동매매를 접목, 보폭을 넓혔다는 것. 대표적인 예가 강남S&G센터다. S&G는 System trading & Global 약자로 다양한 투자자산에 대한 시스템트레이딩의 교육뿐 아니라 시장에 통하는 전략도 세우고 검증도 한다. 고객성향을 반영한 1대 1 시스템트레이딩 전략설계가 강점이다.
◇ 성적표 웃고, 울고 펀드 쪽으로 서비스모델진화
거래수수료도 일반계좌 수수료가 적용된다. 1대 1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까닭에 저가수수료로 책정된 은행계좌는 제외된다. 수수료의 경우 오프라인 0.497%선, 일반계좌의 경우 예탁자금 별로 0.499~0.084%를 받는데, 알고리즘이 낯선 중장년층의 경우 오프라인 쪽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강남S&G센터의 경우 가격이 아닌 서비스에 집중하며 수익성도 좋아졌다. 예탁자산도 1600억원으로 늘었으며 최근엔 실적도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신규서비스의 성적표도 극과 극이다. 첫돌을 맞은 삼성증권 미러링어카운트의 경우 현재 잔고는 250억원에 달한다. 연초 대비 코스피가 급등했으나 잔고는 거의 변화가 없으며 수익률도 코스피대비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투자자들도 망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시스템트레이딩을 ETF, 펀드 쪽으로 확장하며 신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본사 약정형인 ETF 자동매매시스템인 ‘스마트인베스터’는 내놓은지 8개월 만에 1만계좌 유치 및 누적잔고 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전략은 현재 펀드 쪽으로 영역을 확장중인데, 우리자산운용과 함께 ‘스마트인베스터 분할매수펀드’를 만들어 주식 직접투자 경험이 없는 투자자를 타깃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매스브로커리지시장에서 가격이 아닌 서비스로 공략하는 것에 대해 평가는 긍정적이다.
신한금융투자 손미지 연구원은 “가격보다 서비스의 경우 안정적인 실적이 가능하다”며 “최근 대형사의 경우 VVIP고객에게 자산관리에 주력하면서도 매스고객에게는 특화모델로 자산관리의 벽을 낮춘 특화서비스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 조성경 연구원은 “고객자산의 회전율과 수수료율에 의존한 기존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중장기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증권사에 대해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