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초기 정착에 속도를 내고 역내 통화 무역결제를 가시적으로 늘리려면 중앙은행간 결제방식처럼 각 정부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이뤄졌다.
금융연구원 박성욱닫기

◇ “3가지 가운데 교역국통화 결제방식 유력”
그는 역내통화 무역결제 세 가지 방식으로는 △교역국통화 결제(Local Currency Trade Settlement, LCTS) △역내기축통화 결제(Regional Anchor Currency Trade Settlements, RACTS) △역내공동통화 결제(Common Currency Trade Settlements, CCTS) 등이 제시돼 있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교역국통화 결제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비록 “역내기축통화 결제방식과 관련 엔화 또는 위앤화가 후보로 거론되긴 하지만 일본은 장기 경기침체와 국가부채 문제를 안고 있고 중국도 자본개방 및 금융시장 발전이 미흡해 교환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축통화 기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으로 봤다.
◇ 브라질-아르헨 중앙은행이 차액만 달러 결제 책임지는 SML 부각
이런 가운데 교역국통화 결제방식 중에서도 다시 중앙은행간 결제방식, 환거래은행결제방식, 단일은행 결제방식 등 3가지가 논의되고 있다고 살폈다.
이와 관련 중앙은행간 결제방식은 2008년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운용하고 있는 SML(Sistema de Pagamentos em Moeda Local)제도가 유명하다고 소개했다. 두 나라 수입업자가 자신의 거래은행을 거쳐 자기 나라 중앙은행을 통해 무역대금을 주거나 받고 두 나라 중앙은해은 일정 기간 이 제도로 이뤄진 수출입 차액을 미국 달러화로 결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상업은행들끼리 환거래 약정을 맺은 뒤 수입국 은행이 수출국 은행에 두 나라 통화 중 하나를 수입대금으로 쓰는 게 환거래은행 방식이다. 단일은행 결제방식은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영업 중인 CIMB금융그룹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와 흡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은 이 셋 중 현재 동아시아 역내 상황을 견주어 볼 때 중앙은행간 결제방식을 택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활성화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했다.
환거래은행 방식이나 단일은행 결제방식이 여러 나라 민간 금융회사들의 자발적 참여가 이뤄져야 가능한데다 약정 체결과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를 새로 갖추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라고 봤다.
◇ 글로벌 곳곳 누비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제격
중앙은행간 결제가 활발해지면 무역업체들의 비용절감은 물론 금융회사들의 기축통화 조달 부담 등 외화유동성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글로벌 곳곳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국내 대기업 같은 곳들은 미 달러화 등 기축통화를 기반으로 전 세계적인 현금흐름 관리 및 조달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만큼 기축통화 중심 노선을 걸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정 교역국과 거래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의 경우 환위험 관리능력마저 떨어지니 중앙은행간 결제방식을 통한 역내 통화 결제 혜택이 크다는 이야기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