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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상환에 목매지 마라

주성식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03-28 22:00 최종수정 : 2012-04-03 15:46

보유자산의 효율적 운용 더 신경써야

요즘 신혼부부들은 혼수나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대부분 빚(대출)을 떠안고 결혼생활을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결혼비용은 남자 8078만 원, 여자 2936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이 합치면 1억 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 필요한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갑부집 아들(딸)’이 아닌 이상, 이 큰 금액을 빚 없이 마련해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혼수 등을 마련하거나 전세를 얻기 위해 대출을 받기 때문이다.

◇ 부부 상호간 의견교환 전제돼야

“2년차 맞벌이 신혼부부입니다. 월급은 둘이 합쳐 330만 원 정도인데, (결혼 후)1년 동안 부채상환하느라 돈을 다 써서 모아놓은 게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 주택마련과 자금관리를 어떻게 할지 막막합니다.” 한 트위터리안이 자신의 트위터에 답답한 마음에 하소연 비슷하게 올려놓은 글이다.

이처럼 첫 시작단계부터 빚을 안고 살아야 하는 요즘 신혼부부들의 고민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오죽했으면 최근 들어 ‘웨딩푸어’나 ‘허니문푸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까.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신혼부부들은 자신들의 자산관리 초점을 부채상환에 맞추려는 경향이 많다. 트위터에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한 한 트위터리안의 사례도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신혼생활 시작단계서부터 지나치게 부채상환에 집중하다보면, 앞으로 다가올 자녀출산과 육아(교육), 주택구입, (정년)퇴직 등 수많은 재무적 이벤트에 대한 준비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김보영 FN스타즈 재무설계팀장은 신혼부부 재무설계의 첫단계에서부터 부채상환에 지나치게 많은 비중을 둘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몇 년 내에 얼마만큼의 빚을 갚겠다’는 식의 숫자 맞추기보다는 앞으로의 전반적인 재무설계 방향에 대해 부부가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간의 동의를 얻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만약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무작정 부채상환에만 올인하게 되면 자칫 생각이 다른 부부간에 갈등요소가 될 수 있고, 심할 경우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결혼 이전까지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각자의 개성도 있는 만큼 재무설계 계획을 수립하는데 있어 부부가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 빚의 대부분은 부동산

김보영 팀장은 부부 상호간의 동의가 전제돼야 부채상환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재무설계 계획 수립과 실행이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고, 설령 예기치 못한 변수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해도 그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비단 맞벌이뿐만 아니라 외벌이 가정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김 팀장은 오히려 외벌이 부부의 수입 규모가 맞벌이의 그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이러한 노력은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김 팀장은 신혼 초기에 지게 되는 빚의 대부분이 부동산(전세자금)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부가 몇 년간 열심히 일해 빚을 다 갚는다고 해도, 결국 보유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는 것이다. 효율적인 재무설계를 위해 보유자산 포트폴리오를 분산 배분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래서는 곤란하다.

◇ 부채상환비율, 가급적 40% 이내로

일단 시작단계서부터 빚을 적게 지는 게 좋다. 많은 신혼부부들이 지는 빚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재무설계사들은 가능하다면 총 전세보증금의 40% 이내에서 대출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요즘같이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해 결혼한 L씨(32세) 역시 1억 7000만 원짜리 전세를 얻기 위해 9000만 원의 은행 대출을 받아야 했다. L씨의 총 전세금 대비 대출 비율은 무려 52.9%. 전세자금의 절반 이상을 빚으로 마련한 것이다. L씨 본인과 부인의 총 급여수입은 379만 원으로 앞서 언급한 트위터리안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L씨가 이 트위터리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부채상환에 목매지 않았다는 점이다. 생활비 등을 포함한 총지출 364만 원 중 부채상환에 들어가는 금액은 77만 원이다. 물론 77만 원이라는 금액도 적은 것은 아니지만, 전체 지출 중 부채상환이 차지하는 비율은 21.2%에 불과하다. 〈표 참조〉 김보영 팀장이 가급적 40% 이내, 부득이할 경우라도 최대 50% 이내에서 부채상환 비율을 억제해야 한다고 조언한 점을 감안하면 L씨의 경우는 상당히 양호한 수준인 셈이다.

◇ 자기계발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주식이나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이지만, 생애주기에 기초한 재무설계에 있어서도 현재 갖고 있는 재정적 여력을 분산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김보영 팀장 역시 “젊은 나이의 신혼부부는 자산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한 배분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부채상환에 얽매이다 보면 재무설계, 특히 노후준비에 있어 남들보다 처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팀장은 부채상환 외에 재정적 여력을 다른 자산에 배분하는데 있어 디테일을 강조했다. 막연하게 예적금이나 적립식 펀드 등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주고 구체적인 기간까지 정해놓으라는 말이다. 막연히 종잣돈이라 생각하고 저축(투자)하면, 막상 급하게 돈 쓸 일이 생길 때 이를 쉽게 허물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 팀장은 자기계발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즉,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 공부하는데에도 소득자산의 일정 부분을 투입하라는 것이다. 아직 부부의 나이가 젊은 만큼 얼마를 모으고 불리는 것보다 40세 이후를 대비해 자기자신에 대한 투자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움말: 김보영 FN스타즈 재무설계팀장〉

                  〈 L씨의 월간 현금흐름표 〉
                                                    (단위 : 만원)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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