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보험은 3월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현재 가장 취약한 부분인 설계사 조직을 키우기 위해 지점장급을 대상으로 억대연봉을 제시하는 등 물밑작업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사의 유능한 지점장급들을 대상으로 농협에서 1억3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대의 연봉을 제시하며 스카우트 제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차후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많은 수가 움직이고 있지는 않지만, 일부는 옮긴 경우도 있으며 일부는 아직까지 지켜보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점장급 스카우트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경우 그 지점장들이 끌어가는 인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설계사 이동은 농협출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점장이나 팀장급이 이동할 경우 팀 전체가 한꺼번에 이동했던 전례도 있어서 설계사 조직의 대거 이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처럼 설계사 이동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이는 것은 설계사 조직이 계속해서 양산되는 체제가 아니라 일정수의 설계사가 보험사들 사이에서 옮겨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대규모 설계사가 한꺼번에 이동할 경우 고아계약 등을 양산하고 보험사 자체의 건전성 측면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ING생명과 동양생명도 M&A이슈로 인해 내부적인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 설계사 조직의 이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자동차의 녹십자생명 인수도 설계사 조직 이동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31일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설계사 수는 5289명에서 11월 30일 5040명으로 한달 사이 200명이 넘는 설계사가 빠져나갔다. 같은 시기 미래에셋생명도 7510명에서 7401명으로 100명 이상 줄었으며, 녹십자생명도 1344명에서 1181명으로 160여명이 줄었다.
또한 전체 설계사 수는 지난해 4월 14만7186명에서 9월 15만1373명으로 꾸준히 증가했으나 10월에는 15만505명으로 868명의 설계사가 갑자기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의 경우 큰 이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소사가 타격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를 늘리려는 노력은 항상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늘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근 농협보험 분사 등으로 인해 현재 인원들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농협은 농협보험출범을 위해 협의체 구성, 콜센터 제휴 등 제반사항 마련과 준비를 통해 보험사로서의 윤곽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강점인 방카슈랑스 채널과 달리,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설계사 수는 1000여명 정도로 설계사수가 3만9000여명에 이르는 삼성생명과는 거의 40분의 1수준이다.
또한 중소사를 포함한 전체 생보들 가운데 하나HSBC를 제외하고는 전부 1000명이 넘는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어 보험 청약에 있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설계사 부분의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가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설계사 확보와 충원이 전제돼야 하는데 설계사 충원이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 생보사 설계사 정착률 및 계약유지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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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금융감독원)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