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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동아리 출신 투자자문사 8월폭락 피했다

김창경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0-12 21:58

에셋디자인투자자문 이재완 대표

주식동아리 출신 투자자문사 8월폭락 피했다
8월, 9월 주식시장 폭락은 투자자들을 오락가락하게 만들었다.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되며 주식계좌에서 돈을 빼는 투자자와, 이때가 기회라며 돈을 넣은 투자자가 공존하는 등 혼란스러웠다.

물론 금융업계도 큰 영향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투자자문업계는 희비가 엇갈렸을 것이다. 주가상승을 타고 회사 숫자가 급증했던 만큼 변심한 고객의 돈이 빠져나가는 것도 순식간일 테니까.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은 가장 낙폭이 컸던 8월 초의 폭락을 피했다고 한다. 폭락의 전조 직전, 그러니까 8월 1일과 2일 이틀간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해 100%였던 주식투자 비중을 30%선까지 낮췄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스피지수가 1800선까지 떨어졌을 때 다시 주식 비중을 75%까지 늘리는 바람에 후폭풍에 휩쓸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이젠 거의 복구된 상황이고, 수익률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최고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5% 정도 빠지는 수준이라고. 그런데도 일부 고객들이 돈을 빼 마음이 상했다고 한다.

8월 폭락을 내다보기라도 했던 걸까? 이재완 에셋디자인투자자문 대표는 “폭락을 예견하고 팔았던 건 아니고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주식 비중을 줄이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시장 분위기는 좋았지만 일단위로 체크하고 있던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IT기업들의 실적이 7~9월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너무 안 좋게 나와 불안했다. 미국의 1분기 GDP발표도 잠정치보다 너무 낮았고. 사실 2000포인트 위에서도 주가가 싸 보이는 종목들이 있었지만 세계경제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과적으로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잃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에 주식을 팔았던 것이다. 그게 운 좋게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졌다.”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은 2009년 설립된 아직은 새내기 자문사다. 게다가 공동대표를 함께 맡고 있는 최정용 대표와 그는 고려대학교 동문으로 학교 내에 가치투자동아리(현 RISK)를 처음 만든 장본인들이다. 그래서 최준철·김민국 대표의 VIP투자자문처럼 이들을 소개할 때마다 대학 투자동아리 출신이라는 설명이 덧붙는다.

지금이야 제도권으로 들어온 젊은 투자자들이지만 이들도 좌충우돌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 대표는 대학 시절 돈을 벌겠다는 치기 어린 마음에 어머니의 돈을 몰래 훔쳐서 주식투자에 입문했다는 이력까지 달고있다. 이후 벌고 깨지고 배우고를 반복하며 내공을 쌓았고 마침내 이들을 ‘알아 본’ 투자자를 만나 자문사를 세우게 된 것이다.

에셋디자인의 투자스타일은 전통적인 가치투자에 성장성을 보는 시각이 맞물려 있다. 회사 홈페이지에는 ‘중소형가치주에 강하고 미래 신성장종목 발굴에 능하며 하락장에서 잃지 않는 기업가형 투자자(EntreVestor)’, ‘도전적인 기업가와 보수적인 기업가가 만나는 교집합’, ‘워렌 버핏처럼 분석하고 존 네프처럼 투자한다’는 소개가 올라있다.

이 대표도 주식투자 초기엔 전통적인 가치투자 방식을 고집했지만 기아차에 투자했던 사례를 계기로 성장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기아자동차가 BW를 발행했을 때 나는 6000원에 사서 1만 2000원에 팔고 나왔다. 그런데 팔긴 했지만 회사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배운대로 하자니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다시 살 수 없었다. 주가는 계속 올랐고 3만 원이 됐을 때 K5가 출시됐다. 회사를 크게 발전시킬 수 있는 차라고 확신했다.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3만 원대에 재매수했다.” 물론 기아차의 주가는 그후로도 훨훨 날았다.

주가 폭락 후 소폭 반등하며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요즘 그가 주목하고 있는 종목군은 무엇일까? 워낙 자동차와 정유 업종을 좋아하는지라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매일 체크한다는 이 대표는 정유 업종을 첫손에 꼽았다. 위기라는데 해당 기업들의 실적이 상당히 견고하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만 해도 주가가 22만원일 때 좋은 가격이라고 생각했다. 위기라고 했지만 업황도 괜찮았고 이익도 그대로였다. 그런데 갑자기 주가가 40%나 하락했다.” 그는 자동차는 우리 기업이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선 상황이고 화학 업종도 밸류에이션상 비싸지만 그중에 견고한 기업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 에셋디자인이 기사화된 적이 있다. 지난 9월 동양매직이 동양메이저로 흡수합병되는 데 반대표를 행사했다는 뉴스였다. 이 대표는 “5%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동양매직이 자산가치의 3분의1 정도 헐값에 넘어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며 “대주주의 부당한 횡포에 맞설 수 있게 소액주주의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지금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지만 그 혜택을 국민들이 같이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반도체, 가전, 자동차, 조선 등 국내기업들이 이제 세계무대에서 꽃피우기 시작했다.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최소한 몇 년은 지금처럼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 국민들은 이런 기업들의 주식을 사지 않고 다른 데 돈을 쓴다. 과실을 같이 따먹어야 한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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