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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 대주주들 바이어스 마켓에 울상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1-09-21 21:17

바이어 “추가 영업정지로 몸값 더 떨어져” 인수호기
너무 헐값 매각 요구시 M&A협상 지지부진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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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면서 저축은행 매물이 크게 늘어났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더라도 45일 이내에 증자 등으로 정상화하면 다시 문을 열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감독 당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 영업이 정지된 곳은 물론 기존에 자구 차원에서 계열사 매각을 추진해온 다른 곳의 정상화 작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저축은행 M&A시장에 매물이 넘쳐나면서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 : 매수자 주도 시장)으로 확실하게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영정상화를 위해 계열사를 매각해야 하는 저축은행 대주주는 물론 예금보험공사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는 상태다.

반면 우리금융,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와 증권사 그리고 캐피탈社 등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바이어들은 자사 또는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등을 고려해 인수 물건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쏟아지는 매물…주인 찾기 쉽지 않을 듯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은 15개 이상이다. 지난 18일 금융위원회가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토마토·제일·제일2·프라임·대영·파랑새·에이스저축은행 등 7곳도 조만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솔로몬저축은행이 경기솔로몬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HK저축은행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도 꾸준히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체적으로 매각을 추진하는 저축은행이 적지 않아 실제 시장에 나왔거나 앞으로 나올 저축은행 수는 10여개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실제 매각 성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실 문제로 영업정지를 당한 대전ㆍ전주ㆍ보해 저축은행은 세 차례 유찰 끝에 결국 예나래ㆍ예쓰로 분리 흡수됐다. 경기솔로몬 매각 작업도 지지부진하다. 솔로몬 측은 우선협상대상자인 올림푸스캐피탈과 계속 협상작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 등의 측면에서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업계의 관계자는 “저축은행 M&A시장이 바이어스 마켓으로 바뀌면서 주도권이 인수자에게 넘어가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KB·신한·우리·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 모두 표면적으로는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지만 막상 입찰이 시작되면 예보와의 가격 협상 단계에서 번번이 손을 떼고 있다. 자산·부채 이전(P&A)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는 만큼 인수단계에서의 자금 부담은 크지 않지만 숨겨진 부실이 만만치 않아 향후 경영 정상화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등 증권업계도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지만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전에 선뜻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 바이어스 마켓이 매각협상 걸림돌 작용 우려도

이번에 영업정지를 당한 토마토와 제일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각각 3조8835억원과 3조3137억원에 달하는 대형 저축은행이다. 이 정도 규모의 저축은행을 인수할 여력이 있는 곳은 4대 금융지주사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부실 규모가 확실치 않아 인수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이 사들인 우리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도 인수 후 새로운 부실이 드러나면서 거액의 증자를 실시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 인수 의사를 밝힌 금융회사들은 예보가 손실보전 규모를 늘려 인수자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 임원은 “예보가 부실 저축은행 매각과 관련해 최소비용의 원칙을 고수한다면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 들어 저축은행 매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예보가 너무 경직된 자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급이 이뤄져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부실 저축은행 정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쌀수록 인수하기 수월한 게 사실”이라며 “연말이 되면 시장에 매물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지금은 관망하겠다는 인수자들이 의외로 많다”고 전했다. 결국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 인수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하면서 금융지주사 등 대형 금융회사에 부실 저축은행을 떠넘기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 4대 금융그룹들 이번엔 진짜 인수에 나설까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그룹들은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월 옛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해 유일하게 저축은행을 보유한 우리금융지주는 추가로 저축은행을 1∼2개를 더 사들일 방침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월에 이어 이달초에도 저축은행 추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전주ㆍ대전ㆍ보해저축은행 등 3개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던 KB금융지주의 어윤대 회장도 “가격 차이가 많이 나서 (인수가) 무산됐지만 자산부채인수(P&A) 방식 등 조건이 맞으면 저축은행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부산은행이 주력 자회사인 BS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여신금융업계에서는 아주캐피탈이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여신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해 관심있게 보고 있다”면서 “사업구조가 복잡하지 않고 인수시 부실 자산이 문제가 되지 않는 저축은행을 인수하려고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5월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던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이, 보험업계에서는 올해 첫 보험 중심 지주회사로 전환한 메리츠금융지주가 저축은행 인수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7개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6개 금융회사가 모두 본점이 서울인 중앙부산저축은행이 포함된 패키지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서울이 본점인 저축은행들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 매각 때 본점이 수도권인 저축은행과 비수도권인 저축은행을 한데 묶어 매각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관측된다.

                         〈 저축은행 M&A 추진 현황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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