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외환은행 인수 승인을 고대해 온 하나금융 쪽에서 보면 일정상 불운이 연이어 찾아온다. 고등법원이 오는 10월 6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최종 선고에 나설 예정인데 바로 다음 날인 7일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종합 국정감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정치권의 추궁과 공방이 불붙은 상태에서 법원 판결에 따라 금융위원회가 중대 판단을 내려야 하는데 론스타와 하나금융은 매매 계약을 11월 말로 연장해 둔 상태여서 시간 또한 빠듯하다. 이 때문에 외환은행 M&A 향방 등은 4/4분기 핵심 경제이슈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 국정감사 증인·참고인 명단 보니 ‘핵심 타깃’
무엇보다 여당과 야당이 함께 채택한 국감 증인 및 참고인을 보면 금융위원회와 론스타는 물론이고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지주까지 고초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법원의 판결 이후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미뤄 놓은 상태다.
하지만 대법원이 유죄취지로 파기 환송한 상태에서 진행된 공판 결과 검찰이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 외환은행, 론스타펀드 등에 대해 무거운 형량을 구형했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의원들의 공세가 거세게 펼쳐질 전망이다. 여야는 당초 래리 클레인 외환은행장과 하나금융지주 김종열 사장을 증인으로 삼고 외환은행 노조 김기철 위원장, 장화식 전 외환카드 노조위원장 등을 참고인으로 출석시키기로 했었다.
그런데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래리 클레인 행장 대신 김지원 부행장으로 격을 낮추는 대신 외환은행되찾기범국민운동본부 김준닫기

아울러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에 대한 공방이 불가피하다. 론스타 관련 국감준비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야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일부 여당의원들도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어 집중거론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고법 선고-국감 이후 이슈 열기 더욱 가열될 듯
국감은 20일 공세로 그치지 않고 오는 10월 7일 한 차례 더 공식일정을 잡아 놓았다. 그리고 바로 전날인 6일 고등법원은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정치권의 공세에 화력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금융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고법의 선고는 대법원이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했던 사안에 대한 것이어서 피고의 재상고가 선고일로부터 1주일 안에 이뤄지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된다. 주가조작 유죄가 확정되면 금융위원회로서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미룰 수 없다.
하나금융지주 입장으로선 고법 선고 직후 국정감사가 한 번 더 진행되고 외환은행 인수 계약의 유효성 논란이 정치권에서 지속될 경우 불리한 입장에 처할 개연성이 짙다.
외환은행 노조와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은 외환카드 주가조작만으로도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해야 하며 은행법이 정한 지분율을 넘겨서 보유한 지분을 징벌적으로 공개시장 안에서 분산매각 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야당 의원들이 이같은 주장에 동조하며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10월이 되면 하나금융은 론스타와 지난 7월 계약을 연장하면서 합의한 대로 매매 지연 배상금을 물어야 하는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는 일러야 10월 19일에 열릴 수 있을 전망이다. 6일 고법 판결에 대해 1주일 동안 재상고 여부를 택할 기한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 론스타 지분 하나금융 매매 승인 여부에 또 다른 변수
나아가 사안의 중량감과 금융감독원을 거치고 금융위원들이 충분한 검토를 거칠 것임을 감안하면 10월 19일보다는 11월 초가 오히려 유력한 때라고 점치는 이들도 있다.
또한 바로 이 때문에 금융계 일각에서는 뜻밖에도 10월 26일로 예정된 서울시장 보궐선거 향배가 금융위원회 위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다. 야권 후보 당선으로 현 정권의 정치적 헤게모니가 약해진다면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을 박탈하면서도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만은 승인하는 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의 지분을 공개시장에서 매각하게 하는 결정은 하나금융의 숙원이 무위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연장해 놓은 매매계약 시한인 11월 안에 금융위원회가 인수 승인을 내려 주지 않는 것 역시 하나금융이 원하는 구도와는 크게 어긋나는 구도다. 물론 금융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승인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만만치는 않다. 론스타-하나금융-외환은행 노조와 직원들에 이르는 삼각구도로 그치지 않고 정치 일정들과 맞물리면서 앞날을 둘러싼 예측가능성이 크게 낮아지고 말았다.
〈 외환은행 M&A 관련 향후 일정 〉
〈 외환은행 관련 국감 증인·참고인 명단 〉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