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일부 생보사의 카드납부 중단과는 달리 중소형 생보사와 손보사에서는 카드사와의 이벤트를 통해 카드 결제를 유도하는 등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중소형 생보사와 손보사만 카드납부 가능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험료의 카드납부를 허용하고 있는 보험사는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의 일부 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이다. 대형생보사에서 카드납부가 중지된 것이다. 가장 최근 모든 보험 상품의 카드결제를 중단한 보험사는 외국계인 PCA생명이고, 앞서 작년 하반기에는 대한생명과 교보생명, ING생명, 푸르덴셜생명 등도 카드결제를 중단했다. 일부 대형사는 계열사의 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정시킨 곳도 있다.
이에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는 대면채널 위주이기 때문에 카드납부가 많지 않아 카드결제 중단이라는 ‘강수’를 둘 수 있지만, 중소형사는 전화영업 등 다이렉트 채널 때문에 카드납부 중지까지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객층이 달라서 카드납부 가능여부가 달라졌다는 말이다.
물론 카드결제를 허용하고 있는 보험사들도 카드사의 수수료에 대한 부분에는 과하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가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3% 안팎으로, 보험사들은 1%대로 인하해달라는 요구를 해왔고, 이 협상이 결렬된 보험사는 카드 결제를 하는 고객들을 계좌자동이체로 유도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하는 고객들에게 자동이체시 1~2% 보험료 할인을 제시해 납입방법의 변경을 유도했다”며 “보험사에 3%대의 수수료를 내는 것보다 고객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편이 고객에게도 이득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수수료는 사업비에서 나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일방적으로 고객들의 카드납부를 중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한다고 해서 보험료가 올라가는 게 아니라, 카드사로 나가는 수수료는 보험사의 사업비 부분으로 지출되는 측면일 뿐이기 때문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지급결제 방법을 선택할 수 없도록 막무가내로 중단하거나 일부 카드사로만 한정시키는 것은 굉장한 ‘악수’라고 볼 수 있다”며 “고객을 위한다는 제도가 기존에 유지되던 제도의 폐지나 축소를 통해 이뤄진 거라면 ‘눈가리고 아웅’일 뿐이지 않는가”라고 꼬집었다.
◇ 보험-카드 제휴 통한 할인과 이벤트는 활성화?
카드납을 중지하는 보험사들이 늘어가는 가운데 카드사와 일부 보험사들의 제휴와 이벤트는 활성화되고 있다. 신한카드는 가을맞이 추석행사로 9월 한달 동안 손보사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동부화재 등 9개 손보사에서 50만원 이상 보험료를 신한카드를 결제하고 해당 이벤트에 응모시 포인트를 지급하는 방법이다.
국민카드도 포인트리 카드로 하이카다이렉트의 전용상담센터에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포인트 추가적립, 상품권 증정 등의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카드사와 손보사들은 보험료 카드 결제시 캐쉬백을 지급하거나 청구서상에서 할인을 해주는 등의 제휴를 강화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때문에 불거진 이번 분쟁으로 카드업계가 보험사의 카드결제를 모두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은 카드사 역시 보험사를 수익원 중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며 “보험사의 카드 수수료는 과하게 책정된 측면이 없지는 않기 때문에 분명히 조정되어야 하지만, 카드업계도 소비자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서 생각해 보험업계와의 조정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