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선 비록 정부가 가계대출 연착륙 대책과 함께 커버드본드 발행 모범규준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법적 근거 확립과 관련 규정 및 제도 정비에서부터 시장여건 성숙 등 숙제를 풀어야 장기조달을 통한 대출 상품 판매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김정동 선임연구원과 김형닫기

이들은 법적 근거 마련과 제도정비와 관련, 한국주택금융공사법에 관련 근거가 일부 담겨 있긴 하지만 본드 발행 때 초과담보 비율, 담보 자산 관리 등 세부규정이 없어 건별 계약을 통한 구조화가 필요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제시한 모범규준은 기본틀에 불과한 만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규정 정비 필요성도 제기했다. 신용도가 인정되고 표준화된 상품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적격 발행자, 적격담보 요건, 담보자산의 파산가능성 차단 등에다 발행규모 제한 요건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 등 금융회사로서도 장기 조달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은행들은 위기 상황에서 30일 안에 처분할 수 있는 고유동성자산을 일정 수준 이상 확보해야 하고 커버드본드는 고유동성 자산으로 꼽히고 있어 ‘바젤Ⅲ’ 규제 적용에 앞서 이같은 고유동성 자산을 늘려야 한다. 보험사 역시 지난 4월부터 적용된 위험기준자기자본(RBC)방식의 규제에 따른 장기 우량 자산 추가확보 과정에서 커버드본드는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국투자증권 김기명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채권시장에는 MBS(주택저당증권)나 커버드본부 등의 장기채 물량이 최대 80조원 정도 나올 것”이라며 금융사들의 적극적인 자산부채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주요 은행들은 국내 신용등급이 이미 최고수준이기 때문에<표 참조> 해외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을 추진해 AA등급 이상 신용등급 격상을 꾀해 조달금리를 낮춤으로써 대출구조 선순환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은행권 관계자들은 정부가 내놓았단 소득공제 차등화 뿐 아니라 대출자를 위한 추가혜택을 제공해 대출자가 고정·장기 비거치식 분할상환 상품 선택 유도에 나서기를 바라고 있다.
A시중은행 한 간부는 “대출과 조달자금 간 만기가 어긋나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려면 커버드본드 등 대안이 필요한데 관련 규정과 판별 지표 등이 하루 빨리 확립돼야 하고 해외 기채를 통한 발행의 경우 환리스크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등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 국내 주요은행 국내외 신용등급 〉
(자료: 한국투자증권)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