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 입찰에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면 당초 이번 매각의 전제조건으로 삼았던 유효경쟁조차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4일 국회 정무위에 출석 업무보고를 하면서 "산은지주의 우리금융지주 입찰 참여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는 산은지주가 이번 우리금융지주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금융계는 이 발언을 놓고 우리금융 일괄매각 예비입찰에 산은지주를 배제하겠다는 방침과 같은 뜻으로 풀이했다.
실제 산은지주 강만수 회장은 여당 의원의 관련 질의를 받자, 취임 이후 취했던 입장 대로 "정부가 결정하면 거기에 따를 뿐"이라고 답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됐던 산은지주가 빠지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이하 공자위)가 어렵사리 마련해 놓은 우리금융 매각 방안의 근간이 위태롭게 된다.
공자위는 지난달 17일 매각 방안을 밝히면서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가운데 30% 이상 인수하는 조건이면 입찰을 받되 유효경쟁을 유도해서 마무리짓겠다고 분명히 했다.
특히, 다른 금융그룹의 입찰 유도를 위해 금융지주사법 시행령을 손질해 다른 지주사를 인수 때 보유해야 할 지분 하한선을 현행 95%에서 낮추는 방안까지 거론한 바 있다.
하지만 KB금융 내부에선 우리금융 입찰 참여를 추진하기 위한 별다른 대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하나금융지주는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매계약 연장에 주력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참여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이날 KB금융 한 관계자는 "실무진 차원에서는 동향을 주시하면서 검토를 해 봤을지 몰라도 어윤대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멘트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며 전략 급선회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나금융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를 위한 매매계약 연장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입장에서 다른 M&A에 눈을 돌리기는 적절치 않은 상황"이라며 참여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