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한 관계자는 “설사 매매계약 세부 협상까지 마치고 연장에 합의한다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외환은행 인수 피니시 라인에 도달하기는 당분간 어려운만큼 외환은행 인수를 작정하고 마련해 둔 5조원에 이르는 자금 활용책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상황을 반영한 전문가 권고로 KB금융과 연합 전선을 펴서 우리금융 인수에 눈을 돌리는 방안이 이채를 띠고 나와 눈길을 끈다.
IBK투자증권 이혁재 애널리스트는 지난 2일 “하나금융은 은행 규모 확대가, KB금융은 증권 규모 확대가 절실하다”며 “양쪽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혹은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하여 우리금융을 인수한 뒤 은행은 하나금융이, 증권은 KB금융이 가져가는 것도 괜찮지 않겠는가?”라며 질문제기 방식의 권고를 내놨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미 5조원에 이르는 자금도 준비해뒀고 증권사를 KB금융에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할 경우 부족한 자금 이상을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근거도 댔다.
최악의 경우 우리금융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그때 가서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기약이 없는 외환은행 인수를 노리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또한, 보험에 드는 차원에서 주가가 급락한 외환은행 지분 10%를 사 놓는 것도 장기적 관점에서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에 다른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산은지주가 우리금융 매각에 입찰한다면 매우 높은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하나금융 단독으로 가격경쟁을 하기에 5조원의 자금은 애매할 수 있다”며 공동인수 추진 쪽이 훨씬 개연성이 크다고 논평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