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자본비율이 직전 분기보다 떨어진 것은 2008년 9월 말 이후 10분기 만에 처음이고 BIS 비율이 전 분기 말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해 6월 말 이후 3분기 만이다. 더욱이 은행지주사들은 산하 주력은행들보다 완화된 자본 규제를 받으면서도 BIS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모두 낮은 것으로 나타나 적정성 강화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대두하고 있다.
BIS비율은 산은금융지주가 1.03%포인트 줄어들어 평균치 감소를 주도했고 한국씨티금융지주가 0.71%포인트, 우리금융지주가 0.55%포인트 각각 줄어들어 뒤를 이었다.
감독당국의 BIS비율 규제는 전체 위험가중자산에 비해 자본금으로 쌓아 놓은 총 규모가 얼마나 되느냐를 따지는 잣대다. 이와 달리 연결 기본자본비율 면에서는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를 뺀 대부분의 지주사가 감소를 맛봤다.
특히 이 비율은 은행계 금융회사의 실질적 자본력을 판가름 하는 지표로, 지주사 전체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기본자본 비율을 뜻한다. 티금융지주와 산은지주가 각각 0.98%포인트와 0.97%포인트 줄어들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우리금융 0.47%포인트, 신한지주 0.20%포인트 등이 뒤를 이었으며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가 0.07%포인트로 소폭 줄었다.
대우증권 구용욱 애널리스트는 6일 감소 폭이 두드러진 금융지주사들과 관련 “씨티지주는 자산을 급격히 늘린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산은지주 우리금융 등은 알부 업종 신규부실이 늘어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지주사들의 BIS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앞으로 순이익을 쌓아 갈 것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그는 내다봤다. 앞서 금감원은 은행지주 자본비율 하락을 놓고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을 처음 적용하면서 연결 대상 범위가 늘어나자 위험가중자산으로 분류해야 할 자산이 더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금감원 분석에 따르면 K-IFRS 적용에 따라 유동화회사(SPC) 등 연결 대상 자산 범위가 넓어지고 소수주주지분 중 사모펀드(PEF) 출자지분 등을 부채로 인식하게 돼 자기자본 증가폭보다 위험가중자산 증가폭이 훨씬 컸다.
금감원은 나아가 “K-IFRS 도입 효과를 제거했을 때 연결 BIS 비율은 지난해보다 0.39%포인트, 연결 기본자본비율은 0.43%포인트 폭으로 도리어 오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경영실태평가 1등급 기준인 BIS비율 10%와 기본자본비율 7%선을 모두 넘기고 있어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도 덧붙였다. 물론 금감원이 이같은 효과만 보고 자본력 적정성 지도를 않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은행지주사 자본적정성은 산하에 거느린 주력은행들의 평균 BIS비율 14.78%나 평균 기본자본비율 11.88%보다 각각 1.30%포인트와 1.63%포인트 낮은 수준인데다 국제적으로 자본적정성 규제가 바젤Ⅲ를 기준으로 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지주사에 적용하고 있는 자본적정성 규제는 바젤Ⅰ이며 은행들에 적용하고 있는 규모는 바젤Ⅱ를 따르고 있어 다가오는 바젤Ⅲ 기준에 비해 금융회사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보다 완화된 규제를 받으면서 BIS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이 낮게 나오는 상황은 바젤Ⅲ 규제가 도입되기 전에 자본적정성 강화 노력이 적잖이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