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소장 양원근)가 25일 내놓은 ‘전세 시장 동향 및 구조 변화’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국 임대차 계약 가운데 전세 비중은 62.3%에서 52.9%로 9.4%포인트 줄었다.
반면에 반전세는 9.0%에서 13.8%로 4.8%포인트가, 월세는 28.9%에서 33.5%로 4.6%포인트가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은 비수도권이 전세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연구소는 파악했다. 비수도권은 신규 주택공급량마저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전국적 공통요인으로 △매매가격 대비 전세비율이 높고 △주택가격이 장기침체 돼 있으며 △높은 월세 이율 △저금리를 활용한 대출+월세 레버리지 활용 증가 등의 요인에 주택공급 물량이 줄어들면서 부채질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수도권으로 이 상황은 확산될 것으로 우려했다. 수도권은 주택가격 하락 기대심리에 따른 전세 선호도 증가가 전세 비중 감소에 한 몫 한 것으로 풀이한 연구소는 “당분간 전국적으로 신규아파트 공급 부족이 예상되어 전세시장 불안요인이 잠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구소는 이같은 변화의 구조적 원인으로 전세 가격 오름세가 소득 증가세를 훨씬 앞질렀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연구소가 밝힌 전국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최근 2년간 1억 2298만원에서 1억 5613만원으로 무려 2865만원(23.3%) 올랐다.
그러나 전국 가구의 월 평균 소득은 2년 전 대비 24만 1000원, 7.1% 늘어나는 데 그쳤다. 2년 동안 소득증가액을 모두 합해도 578만 4000원 꼴에 그친 셈이다.
아파트 전세 값 상승 폭에 대한 2년 치 소득 증가분은 20.18%, 즉 5분의 1 수준으로 전세금 상승분을 감당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상황임을 뜻한다.
특히 가계소득에서 가계지출을 제외한 가계 흑자액만 따지면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2010년 기준 월평균 흑자액은 67만 1000원, 43개월치를 꼬박 모아야 2년 동안 전세금 상승분을 충당할 수 있어 19개월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연구소는 19개월 분의 격차가 전세는 줄고 반전세와 월세가 늘어나는 핵심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아울러 아파트 전세금을 모두 마련하는 데는 월소득을 몽땅 모았을 때 3.5년이 소요되며, 가계 흑자액을 몽땅 쏟아 부어도 약 19년이 걸리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가운데 연구소가 부동산 중개업소 설문조사를 토대로 전세가격 상승 원인을 추적한 결과, 수도권의 경우 ‘주택가격 하락 기대에 따른 전세 선호를 꼽았고 비 수도권의 경우 ‘신규주택 공급 부족’으로 분석했다.
〈 지역별 전세 비중 감소원인 설문조사 결과 〉
수긍한 원인 전국 수도권 비수도권 강남3구
1. 저금리로 인하여 전세 대신 대출을 받고 월세를
놓는 것이 유리 35% 27% 46% 14%
2. 임대인의 월세 소득 추구 증가 31% 26% 36% 43%
3. 과도한 전세가격 상승으로 임차인들이 월세 또는
반전세로 전환요청 16% 22% 9% 24%
4. 주택가격 하락으로 다주택자들이 전세를 포함한
주택 투자를 기피 14% 19% 8% 14%
5. 기타 3% 6% 1% 5%
* 자료 :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11.4.8 전국 308개 중개업소 대상 설문조사)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