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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매각 4전5기? 불확실성 중층화 먹구름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1-05-15 21:19

하나금융 계약연장 추진 천명, 투자자 구심력·자금운용 속앓이
단순 무산 가능성 그치지 않고 우리금융 매각에도 간접 불똥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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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판단은 물론 하나금융지주가 요청한 외환은행 인수 승인 판단을 유보하면서 은행 빅뱅과 금융산업 진로는 복합 중층적 불확실성 지대로 들어섰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3일 오후 이사회 간담회를 열고 일단 론스타와 맺은 외환은행 인수 계약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 불씨는 살아 있는 셈이다. 그런데 금융위원회는 론스타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지켜본 뒤 판단을 하겠다고 밝혔고 대법원 판결까지는 족히 1년은 걸릴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무산 가능성을 높게 보는 금융계 인사들과 증권가 전문가들이 더 늘어난 상황이다.

◇ 무산 때 시나리오 두 갈래 중, ‘철수 가능성’

예측해 봄직한 시나리오는 크게 두 가지.

첫째는 하나금융지주와 론스타가 오는 24일이 지나면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도록 했던 계약조건을 바꾸거나 아예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계약연장 시나리오다.

둘째는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지난해 11월 맺은 매매 계약이 실효되면서 외환은행 경영권 불확실성 리스크가 재발하는 경우다. 대법원이 고법에 지난 3월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기 때문에 고법 판결만으로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판단 작업을 재개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하나금융과 론스타 계약이 없던 일이 될 경우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 역시 제한적이다. 적격성 판단과 무관하게 론스타가 블록세일 등의 방법으로 지분을 처분하고 철수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고 다시 매각 공고를 내고 입찰을 진행하는 방안 등이다. 이 상태에서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론스타가 이미 뽑아 낼 만큼 뽑아냈다는 사실에 기초한다. 론스타는 지난 2003년 외환은행 인수에 약 2조 1548억원을 투자했고 지난 3월 배당까지 합해 세후 기준으로 약 2조 1046억원을 회수했다 억원 단위 이하까지 따져서 투자 회수율은 97.67%다.

여기다 론스타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익 1986억원과 2분기에 현대건설 매각 차익만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수익에 대한 중간 배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융계 한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 결산이 끝난 뒤 대거 배당을 챙기고 이것과 함께 순차적으로 지분을 장내에 매각한다면 이 때 받게 될 매각대금 모두가 투자원금을 초과하는 수익으로 남기 때문에 더 이상 외환은행 경영권에 미련을 가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또다른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론스타가 프라이빗 에쿼티(사모펀드)인 이상 투자자들이 조금만 더 참고 견디면 현재 지분에 대한 시장가격에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5조원대의 추가 수익이 족히 낼 수 있는 카드를 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 매각 제 5라운드 판 벌리자니 시절이 하 수상

론스타 철수와 마찬가지로 계약을 파기한 다음 매각 추진 5라운드 판을 여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난관이 따른다. 블록세일을 하더라도 은행법이 정한 소유한도 이상으로 인수하려면 어차피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에 무려 51.02%에 이르는 지분을 단기간에 죄다 시가에 근접한 가격에 팔고 떠나기는 쉽지 않다.

아울러 노무현 정부 때부터 외환은행 매각이 성사될라 치면 어김없이 블랙홀로 작용하고 있는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기를 기다려야 한다면, 즉 유죄 판결이 나고 다시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확실시된다면 이는 우리금융 매각과 충돌하면서 꼬일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두 개의 매물이 함께 대기 중인 상태는 벌써 5년 정도 지속되고 있고 동시에 매각을 추진하면 제 값을 받기 어렵고 유효경쟁 형성도 어렵다는 점이 작용한다.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입찰에서 하나금융이 뚝심을 발휘해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우리금융지주 매각이 언제 이뤄질지 불투명했던 때다. 그런데 이번엔 오는 17일 오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우리금융 매각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 인수의지 재무장 하나금융…우리사주조합 띄우는 외환銀 노조

지난해 11월 매매계약 체결 이래로 날 선 대립을 거듭해온 하나금융지주 경영진과 외환은행 노조는 내용과 방식은 다르지만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어 주목된다. 하나금융은 계약연장을 추진하면서 35개에 이르는 재무적투자자들에 대한 구심력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김승유 회장은 지난 13일 오후 이사회 간담회 직후 “주주들의 이익이 훼손되지 않는 것을 포함한 모든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며 계약 연장과 외환은행 인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열을 가다듬었다. 김 회장은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의 조합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최상의 조합이었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입장을 명확히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계약을 연장하더라도 길지 않을 수 있고 우리금융 매각 방안이 다른 금융지주사 참여 문턱을 크게 낮춘다면 하나금융이 플랜 B를 별도로 추진하는 복안 수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 행보와 달리 날마다 집회와 선전전을 펼치며 하나금융 인수를 거부해 온 외환은행 노조의 행보에도 의미있는 모습이 나타났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3일 자체적으로 확보한 250억원으로 시가총액 대비 0.4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우리사주조합이 의미 있는 지분율을 확보해 자력으로 외환은행을 지키는 노력을 펴기 시작한 것이다.

             〈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추진 경과 〉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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