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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최소화 기업 구조조정 큰 보람”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1-04-13 21:15

산업은행 류희경 부행장

“손실 최소화 기업 구조조정 큰 보람”
“어떤 사람은 기업 부실관리와 회생 작업이 3D업무라고 하는데 천만에요, 요즘 쉬운 업무가 어디 있나요? 손실을 최소화 한다고 생각하면 대출영업 못지 않게 중요한 분야입니다”

“2006년과 2007년을 빼고 나면 외환위기 이후 근 10년은 줄곧 기업 구조조정 최전방에서 씨름”했다는 산업은행 투자금융본부 담당 류희경 부행장.

가족에게 미안한 처지에 대해서는 “이해해주는 것이 항상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강조하는 신조를 소개해 준다. “함께 고생하는 직원들과 어렵사리 짬을 내서 소주 잔을 기울일 때 들려 주는 이야기가 있어요. ‘요즘처럼 업무에 몰입할 때가 행복한 것’이라고요. 나중엔 (은퇴하고 나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니까요”

금융시장과 건설업계 모두 충격파를 던진 삼부토건 법정관리 신청 사태와 관련한 그의 전망은 “위기의 늪에 빠질 다른 건설사가 더 나올 수밖에 없어요”라고 단언한다. “재무여건이 한계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는 증거로 보면 틀림 없을 겁니다”

조선 업계 구조조정 역시 2~3년 더 인내하고 구슬땀을 흘려야 벗어날 기반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웬 가능성? “단순히 경기가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버티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죠. 저가수주에 매몰된다면 캐시 플로우(Cash flow, 현금 흐름)는 발생할지 몰라도 막대하게 쌓여 있는 적자는 언제 메웁니까. 그게 해결되어야 조선업계 구조조정은 끝나는 겁니다”

조선업계를 포함, 현안으로 떠오른 구조조정기업에 대해 그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누군가 내놓고 반드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구조조정 담당자 입장에선 모두 살리려다가 다 죽느니 경쟁력 약한 업체가 퇴출돼야 흑자 선순환 구조로 되돌아 갈 수 있어요”라고 냉엄한 논리를 편다.

공급 과잉이 일어나는 부문을 도려 내거나 정리하지 않고서는 위기 극복이 있을 수 없다는 것. 류희경 부행장은 기업구조조정 업무에 대해 “일감이 꾸준히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몰려 올 때는 왕창 몰려오는 특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병원에 견주어 응급실과 중환자실 역할을 맡는 격이라고.

이 쯤에서 그는 독특하며 매우 중요한 견해를 내놓았다. “손님이 일시적으로 줄었다고 해서 응급실을 없앨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는 물음은 인력양성 인프라가 미흡한 현실에 대한 질타와 잇닿는다.

“산업은행은 다행히 구조조정 전문가를 꾸준히 양성했지만 시중은행 중에는 맨 처음 이야기부터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 정도로 생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간혹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인연으로 이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했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 외환위기 발발 무렵인 1996년과 1997년 당시 금융1부 시절 통할팀장 시절부터 추억했다.

“어느날 갑자기 당시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호출을 받았어요. 부실기업 판정위원회에 참여하라는 것이었죠. 1개월 동안 작업해 55개 퇴출 대상기업 명단을 확정한 일은 시작에 불과했어요”

“곧 이어 태스크포스팀(TF팀)을 또 맡으라는 거에요. 이제 막 다녀왔으니 제발 빼달라 사정했지만 워크아웃 프로그램 가동을 위한 기업구조조정 협약 탄생에 함께하게 된 것이죠”

이런 일을 비롯해 외환위기 직후 난마처럼 얽혀 버린 현장에서 1년 이상 정신 없이 일했다는 그에게 1999년 대우 사태는 그와 그 동료·선후배들에게는 숙명의 연환 고리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옛 대우중공업을 부문별로 분할했던 일과 대우조선 워크아웃에 착수한 일, 대우자동차 매각 때문에 집에도 제대로 못간 채 매달렸던 일, LG카드 사태 때 또 자금지원과 출자전환에 이어 매각까지 풀코스로 함께 뛴 일…….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또 다시 구조조정 일감이 왕창 몰려들자 다시 투입되어 앞만보고 달려왔던 일 등.

특히 류 부행장은 이해관계자들끼리 한 치 양보 없이 대치할 때나, 형편이 어려울 때 추진되는 M&A라는 점을 이용해 무리한 요구를 늘어 놓는 원매자와 씨름하는 일 등은 난이도가 매우 높아 난감할 때가 많다고 털어 놓는다.

“투자금융본부 업무에서 기업구조조정 업무 비중이 가장 커서 하는 일은 크게 달려졌다 할 수 없”다는 그는 “손실최소화와 무형의 가치창조를 희구한다는 점에서 담당본부 업무를 깊이 사랑한다고 했다. 여신 영업 또는 수수료 수익을 만들어 내는 일이야 숫자가 바로 드러나는데 손실최소화 역할을 잘 드러나지 않기 마련이지만 은행에 더 큰 이익을 가져다 주는 ‘중책’이라는 신념을 품고 산다.

산은기술평가원이나 경제연구소처럼 전문성이 깊은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기되 모든 업무는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금융인이 류 부행장이다. “전문가라는 칭호를 듣기엔 민망스럽죠. 닥치는대로 하다보니까 식견과 역량이 생긴 것일 뿐”이라는 그는 “마음을 터놓고 소통하다보면 한 결 같은 목표의식 아래 일사분란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순리대로 풀면 못 이룰 게 별반 없다고 저는 믿어요”

실물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와도 걱정은 덜 수 있을 듯하다. 류 부행장처럼 휴일도 없이 낮밤 없이 기업 회생과 리빌딩을 천직 삼아 땀 흘리는 전문가들이 산은을 비롯해 우리 금융계엔 즐비할 테니까.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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