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는 기회다.” 현대증권 이상원 투자전략팀장<사진>은 최근 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국인매도세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외국인 매도가 선진국으로 머니무브가 아니라 주식에서 채권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성격에 가깝다는 것. MSCI선진국 편입이 임박한 만큼 외국인 매도에 따른 조정을 매수로 대응하라는 주문이다.
이팀장은 2000P 돌파의 1등 공신인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이유에 대해 최근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을 꼽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증시는 선진국, 신흥국 대비 많이 올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반면 선진국은 저평가상태에서 벗어나는 상황이다.
이 팀장은 “최근 증시의 PER는 10.3배, 선진국 12.6배, 신흥국 11.3배로 밸류에이션 할인폭은 상당히 축소됐다”며 “신흥국과 차별화되면서 주가에 부담을 느끼는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가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머니무브라는 시각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시각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큰손들의 자금흐름이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이 뚜렷해서다. 그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으로의 자금유입은 신흥증시 팔아서 미국으로 가기보다는 채권 팔아서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주식형으로 자금 유입 지속된다면, 신흥국증시에서 매도 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 매도로 몸살을 앓는 대형주 대신 중소형주가 새로운 투자대안이 된다는 분석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밸류에이션은 대형주 10.4배, 중형주 8.9배, 소형주 6.1배로 중소형주가 매력적인 상황. 하지만 중소형주의 약세시기는 국내 주식형펀드 자금유출시기와 일치한 것을 감안하면 국내주식펀드의 자금유입이 뒤따르지 않으면 중소형주의 상승은 어렵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섣불리 중소형주로 갈아타는 것보다 외국인매도로 조정을 받는 대형주에 저가매수전략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특히 대형주 수급주체인 랩이 펀드시장을 대체하는 데다 오는 6월 MSCI지주에 편입할 경우 대형주 집중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팀장은 “영업이익 1조 이상의 기업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된 상황”이라며 “특히 유동주식비율이 낮은 대형주에 매수세가 유입될 때 상승탄력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형주 반등을 이끌 이익모멘텀이 기대되는 종목으론 기업은행, 외환은행, 현대모비스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상원 팀장은 금리상승기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최근 금리인상 추이는 과거 2005년 10월~2006년 8월까지 5차례 금리인상했던 상황과 유사하다”며 “당시 강세를 보였던 산업재, 금융, 소재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