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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을 돌아보며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12-29 21:35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이채원 부사장

2010년을 돌아보며
2010년 국내 주식시장 끌어올린 원동력은 ‘한국기업의 힘’

좋은 실적에도 소외된 주식들이 제 가치 반영되는 새해 기대

매년 연말이면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며 많은 생각이 들곤 한다. 해가 바뀐다는 것이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고 많은 교훈과 반성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자산운용업에 근무하는 필자에게 2010년 주식시장은 많은 교훈과 반성을 남겼다.

20년 넘게 주식업무에 종사했지만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시장전망은 참으로 어려운 문제이다. 전망을 하는 것도 어렵지만, 많은 분석과 고민을 하더라도 실제 시장의 흐름을 맞춘 기억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2010년의 시장 역시 그러했다.

큰 그림으로 본다면 2010년 주식시장의 흐름은 “한국기업의 힘”이 종합주가지수를 끌어올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대부분 국가들의 경기전망은 참으로 어두웠다.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엔진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은 금융시스템이 붕괴 직전에 갈 정도로 파국을 맞이했고, 유럽과 일본 역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한국 역시 경기가 둔화되고 원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제2의 외환위기’가 다시 오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했던 것이 사실이다. 주식시장 역시 불안감이 반영되면서 2008년 10월에는 종합주가지수가 일시적으로 900을 하회하기도 했다. 정말로 다행인 것은 한국경제의 체력이 외환위기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튼튼했기에 전세계에서 가장 빨리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고, 그 덕분에 주식시장 역시 해외증시보다 월등히 빠른 회복세를 기록할 수 있었다.

이 글을 통해 솔직히 고백하자면 필자는 2009년 주식시장의 회복이 가팔랐기 때문에 2010년에도 상승세가 지속될지에 대해 다소 회의를 가지고 있었다. 금융위기 이후 추락했던 경제가 정상국면으로 복귀하는 내용이 대부분 반영된 것이라 판단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필자의 생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필자가 “한국기업의 힘”을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한국경제가 단순히 ‘회복’의 수준에 머물렀다면 2009년에 이어 2010년에 주식시장이 계속 가파르게 상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경제회복 이상의 그 ‘무엇’이 있었기 때문에 상승이 지속됐던 것이며 이는 한국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대표기업들은 경영환경의 악화를 멋지게 기회로 활용하여 한단계 도약하는 쾌거를 이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경쟁자들이 고전하는 사이에 무서운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간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서 위상을 더욱 확고하게 다지고 있으며 현대자동차는 멀게만 보이던 일본의 자동차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시장점유율만 늘린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이익 측면에서도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써내리고 있다. 이처럼 외부 환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과 이익을 늘려 주주가치를 증대시켰기에 종합주가지수가 2000포인트를 탈환하고 역사적인 고점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가 주식시장에서도 불거진 것이다. 특정 업종에 속한 주식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많은 주식들이 상승에서 소외되어 주식시장 상승의 수혜가 편중되는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기업가치가 우량하고 실적이 좋은 주식은 상승하고 실적인 부진한 기업의 주식은 하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우량한 기업가치와 좋은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해 주가가 부진한 주식들이 어느 때보다 눈에 많이 띄고 있다.

그렇다면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2011년의 주식시장은 어떤 흐름을 보이게 될 것인가? 필자는 크게 2가지 흐름을 예상한다.

우선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경기부양을 위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과도할 정도로 많이 풀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돈이 풀려 있는데도 최근까지 인플레이션이 그리 두드러지지 않은 것은 경기가 워낙 부진했기 때문인데, 경기회복이 가시화된다면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실적이 호전되는 원자재, 지하자원, 식량자원과 관련된 기업군의 주식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종목별 ‘양극화’가 완화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극단적인 양극화 장세였던 미국의 ‘nifty fifty’나 1999년 한국의 IT버블의 경우를 보면 양극화가 완화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지수는 하락하는 경우가 많으나 장기간 소외된 주식들은 기업가치에 맞는 수준으로 주가가 오히려 상승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았다. 필자의 직접적인 경험으로도 1999년 연말에 1028포인트를 기록했던 주가가 IT버블이 꺼지면서 2000년 연말에 504포인트로 50% 넘게 하락하는 기간 중 기업가치가 우수하지만 IT버블에서 장기간 소외됐던 주식들은 시장의 하락과 무관하게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 2011년의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할 요인은 없어 보이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좋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2010년에 주가가 소외된 종목을 찾아내 여유자금을 묻어 둔다면 시장의 등락과 무관하게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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