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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스페인 저축은행 부실여파로 재정위기 가능성 대두

고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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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12-15 21:12

그리스, 아일랜드 등 유럽 재정위기 확산 국면
주택가격 급락과 함께 저축은행 부실 확대 추세
일본 장기불황과 비슷…저성장 기조 지속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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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 이어 아일랜드까지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의 부실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저축은행의 부실이 크게 확대된 영향도 있어 최근 우리나라의 저축은행 부실과 연계해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스페인은 일본과 유사한 장기 저성장 구조를 가져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의 산업재편이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 이종규 수석연구원은 ‘스페인 재정위기 가능성과 향후 전망’이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스페인의 재정위기 가능성을 일으키고 있는 원인을 살펴봤다.

◇ 확산되고 있는 유럽 재정위기

최근 재정적자가 대폭 확대된 아일랜드는 EU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총 850억 유로 규모의 EU-IMF 구제금융 지원안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이같은 국가 재정위기는 포르투갈, 스페인 등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여부는 유로체제의 향방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 규모와 예상 구제금융 투입액을 고려했을 때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유로체제가 크게 흔들릴 소지가 있다는 것. 이 보고서는 스페인의 재정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민간의 부실이 정부로 전이될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인의 2010년 재정적자는 9.3%, 정부부채는 64.4%로 다른 재정 취약국들에 비해서는 양호한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그리스는 재정적자 9.6% 정부부채 140.2%, 아일랜드는 재정적자 32.3% 정부부채 97.4%, 포르투갈은 재정적자 7.3% 정부부채 82.8%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의 재정수지와 정부부채의 악화속도가 빨라졌고, 민간부채 비율이 높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재정위기의 전이 경로를 고려해 스페인의 리스크 요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모기지 대출 중 저축은행이 절반 이상 차지해

이 보고서는 우선 금융측면에서 봤을 때 저축은행의 부실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저축은행은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부동산 관련 대출에 집중했다. 저축은행은 일반 은행으로부터 대출받기 어려운 개인 및 지역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고 지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됐다. 2009년말 기준 46개의 저축은행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자산 비중은 전체 스페인 은행의 41.2%를 차지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영업망에 대한 지역 규제가 완화되고 주택경기가 호황을 보임에 따라 저축은행은 부동산 관련 시장에 집중하게 됐다. 저축은행 대출 중 주택 관련 대출이 약 68.6%를 차지하고 있다. 2009년 말 기준 전체 스페인 은행의 모기지 대출 중 55.7%를 저축은행이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해 저축은행의 부실이 크게 확대됐다. 주택가격의 급격한 하락과 함께 저축은행의 부실도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실시된 유럽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전체 91개 대상 중 불합격한 은행의 수는 7개였는데 이중에서 스페인 저축은행이 5개나 포함돼 있었다.

향후에도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저축은행 부실 확대가 예상돼 중앙정부의 재정에 잠재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아일랜드에 버금가는 부동산 버블을 경험했음에도 고점 대비 주택가격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더욱 확대될 여지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 2010~2011년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 가격 하락률이 재정 취약국들 중 가장 현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스페인에서도 은행 자본재구성을 위해 확보한 990억 유로가 소진되면 재정 전망치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 고강도 재정긴축에 대한 회의론

이 보고서는 산업 경쟁력이 취약해 해외차입을 통해 경상수지 적자를 보존하던 기존의 경제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건설 붐 및 관광업 등 서비스 부문에 의존한 내수형 성장을 지속함으로써 제조업 기반이 크게 약화됐다. 소비재, 건설자재 등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함으로써 경상수지 적자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고용 상황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 민간소비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및 관광산업 경기 악화는 실업률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스페인의 실업률은 20.7%로 유로지역 내의 평균 실업률인 10.1%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실물경기 침체가 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강도 재정긴축을 계획하고 있다. 고강도 재정긴축이 계획돼 있는데, 이는 경기회복을 지연시키고 다시 세입을 축소시켜 재정적자가 확대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의 목표치와 경제기관의 전망치 간에 괴리가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적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성장률이 예상보다 크게 하회할 경우 시장불안이 촉발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치적 측면에서 중앙정부와 집권여당의 정책 추진 능력이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지방정부의 권력 비대화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정책 집행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중앙정부는 재정지출에 대한 대략적인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하는 반면, 지방정부는 의료, 교육 등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방정부의 협력 없이는 재정긴축의 이행과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또한 현재 집권 사회당의 의석이 의회의 과반수를 하회해 강력한 개혁 및 재정긴축 법안 통과 등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정치적 행정적 강력한 리더십 필요

이 보고서는 스페인은 정치적 행정적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과 고강도 재정긴축 이행을 추진할 수 있는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것. EU차원에서는 단기적으로 위기를 봉합하는 한편, 중장기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으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스페인은 몇 가지 측면에서 일본의 장기불황과 공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고강도 재정긴축, 부동산 시장 정상화 지연 등으로 민간소비 침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돼 저성장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이 보고서는 스페인 및 EU의 정치 경제 일정에 맞춰 위기 요인을 점검하고 상황이 악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U 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비해 유연한 기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유로화가 약세로 전환돼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는 등 EU 시장에서의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회원국 간 양극화 심화를 고려해 남유럽 국가보다는 독일, 네덜란드 등 서유럽 시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기업 민영화, 대체에너지 개발 정부지원 추진, 부도기업 증가 등 유럽 산업계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한국기업은 유럽의 산업재편 기회를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 측면에서 유로화 약세 기조는 외국기업이 유럽 기업을 M&A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 스페인 저축은행 표 〉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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