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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이자 규제가 능사 아니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0-11-28 23:17

한국대부금융협회 양석승 회장

서민금융, 이자 규제가 능사 아니다
금리인하 좋지만 서민의 자금융통 기회를 상실시켜서는 안돼

금융회사의 좋은 자금 조달환경과 적절한 수익구조 고려 돼야

최근 이범래 의원이 이자제한법상 최고금리를 연 30% 이하로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대부업법이 정한 연 44% 최고금리가 서민에게 너무 과도하므로 서민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이다.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는 2002년 연 66%에서 2007년 연 49%, 2010년 연 44%로 인하되어 왔다. 약 8년간 22%p, 연평균 2.78%p가 인하된 셈이다.

이는 금융업계에서 볼 때 결코 적지 않은 인하 폭, 인하 속도이다. 그런데 정치권에서 최고금리를 연 30% 이하로 또 낮추자고 하니 모든 금융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자를 적게 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이 법안의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서민대출의 공급자는 정부가 아니라 금융회사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차주(借主)에게 절대 유리한 수준으로 법상 최고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금공급자인 금융기관이 예전처럼 서민대출을 지속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서민의 자금수요 규모는 약 24조로 추정된다. 현재 대부업체와 2금융권의 서민대출 공급 규모는 약 10조원에 불과하며 12조원의 초과 수요가 존재한다. 대부업 및 금융권에서 서민의 자금수요를 전부 공급못하는 이유는 현행 최고금리(연44%)로 커버할 수 없는 저신용자들이 많고, 서민대출에 사용할 양질의 자금을 충분히 조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민들의 생계형 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금융회사에 적정한 이자를 보장하고 좋은 자금조달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만약, 이러한 만성적인 초과수요 상황에서 최고금리를 연 30% 이하로 규제하면 어떤 부작용이 발생할까?

첫째, 수익률이 저하된 서민금융회사는 저신용 서민들에 대한 대출량을 축소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연 44% 최고금리하에서는 대출이 가능했던 서민 중 상당수가 낮아진 금리하에서는 대출을 못받게 된다. 일본도 지난 6월 최고금리를 연 29.2%에서 연 20%로 강제 인하한 이후 시장에서 서민 대출이 절반 가까이 급감하는 폐해가 나타났다.

둘째, 소형 대부업체들이 대거 음성화되고 수백퍼센트의 불법 고리이자 피해가 증가한다. 업황이 나빠지면 영세한 대부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폐업과 음성화 뿐이다. 일본도 최고금리 인하 이후 최고 1만8000여개에 이르던 등록대부업체수가 3000여개로 급감하며 소형업체들이 많이 음성화되었다. 이 결과 최근 수백퍼센트 불법 이자를 받으면서도 채권추심은 부드럽게 하며 단속을 피하는 소프트(soft) 불법 사금융업자들이 급증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셋째,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서민금융회사가 사라질 것이다. 서민대출을 취급하는데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소액이라 관리해야 할 채권수가 많고 저신용자 대출이라 대손율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업체의 원가금리(BEP금리)는 약 38%에 달하고, 대부업체보다 사정이 좋은 2금융권(저축은행, 여전사)도 30% 전후에 달한다. 아무리 서민대출에 큰 애착을 가졌다해도 원가에 못미치는 이자를 받고 서민대출을 할 수 있는 금융회사는 드물 것이다.

또한, 최고금리 인하 이후 일부 대부업체와 2금융사가 살아남는다 해도 그들은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포기하고 보다 신용도가 좋은 사람들에게 대출하는 회사로 변신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과도한 대출금리는 서민에게 부담을 주는 것에 그치지만, 과도한 최고금리 인하는 서민의 자금융통 기회를 완전히 박탈하게 되어 더 큰 고통을 주게 된다. 금리인하 정책은 서민을 위해 좋은 취지를 담고 있지만 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시장의 상황과 부합되지 않는 과도한 금리인하 정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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