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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저축은행 인수 잇단 무산 ‘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10-09-29 21:05

부실 규모 큰 데다 인수 가격 거품도 부담
러시앤캐시, M&A성공 여부가 시금석 될 듯

대부업체, 저축은행 인수 잇단 무산 ‘왜’
일부 대형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전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저축은행과 대부업체가 결합한 소액 신용대출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M&A시장 상황 여건 등이 여의치 않아 실제 인수협상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태에 빠져있다.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인수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지만 이들 저축은행의 부실 정도가 심각 한데다 인수가격 역시 시장 예상치 보다 높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A&P파이낸셜(러시앤캐시),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 등 일부 대부업체들은 이로 인해 몇 차례 저축은행 인수 시도가 무산되기도 했다. 현재 이들 두 업체를 포함해 저축은행 인수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는 4~5개 대부업체들은 가능한 내년 상반기까지 저축은행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단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A&P파이낸셜의 M&A 성공 여부가 앞으로 이들 대부업체의 인수전 향방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저축은행 인수전에 뛰어드는 이유는

금융당국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 길을 터주면서 국내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행보에 탄력이 붙게 됐다. ‘부채비율 400% 이하의 대부업체만 저축은행 인수가 가능하다’는 저축은행 개정 시행령에 따라 A&P파이낸셜ㆍ산와머니ㆍ원캐싱ㆍKJIㆍ웰컴크레디라인 등 5개의 대부업체가 저축은행 인수 요건을 갖췄다. 새 시행령이 지난 23일 발효되면서 이들 가운데 3~4개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대부업계 자산순위 1위인 A&P파이낸셜은 저축은행 인수를 공식화하고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을 대상으로 인수 작업을 본격화했다.

지난해 A&P파이낸셜은 예쓰저축은행을 인수하려 했으나 검찰 수사 등의 영향으로 인수 의사를 자진 철회했으며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물로 나와 있는 저축은행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자산 순위 3위인 웰컴크레디트라인도 중소형 저축은행을 목표로 인수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는 것은 대부업 금리 상한이 7월부터 연 49%에서 연 44%로 5%포인트 내려간 데 이어 내년 중 추가로 5%포인트 인하되는 등 악화되는 영업환경에 대한 타개책으로 관련업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한 대부업체 측은 인수한 저축은행을 통해 소액 신용대출 영업을 하면 30% 초반대 금리에서도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부업체들의 조달금리는 평균 연 12% 수준이지만 저축은행은 현재 4.3% 수준이다.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금리 상한이 추가로 내려가더라도 이를 감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자금조달 능력과 대형 대부업체들의 소액 신용대출 노하우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의 영업 노하우와 저축은행의 낮은 조달금리가 결합한다면 이에 대적할 저축은행을 찾긴 어려울 것”이라며 “저축은행이 대부업체에 먹히는 것 아니냐는 푸념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 “부실 규모와 가격 놓고 입장차 커” 인수협상 무산

이처럼 일부 대형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전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 인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A&P파이낸셜은 막대한 자본력을 내세워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회사 오너의 검찰 수사와 인수 저축은행과의 자산건전성 평가에 대한 양측의 시각이 엇갈리는 탓에 번번이 무산됐다. 이와 관련 M&A시장 관계자는 “자기자본 규모만 5000억원 대인 러시앤캐시가 매물로 나와있는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 했지만 엄청난 부실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 요구로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몇 차례 M&A인수 협상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 대부업체는 중앙부산저축은행 인수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저축은행 자산 가운데 일부(약 2500억원)가 우체국에 예금으로 예치해 역마진이 나고 자산으로 전해져 M&A 협상에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토종 대부업체로 자산순위 3위인 웰컴크레디트라인도 충청권의 S저축은행을 비롯해 몇 곳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다만 일부 지상 보도로 알려진 충청권 S저축은행의 경우 인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M&A시장 관계자는 “양사의 최고경영진이 기업은행 선후배 출신이라는 특수한 관계 등으로 지난 2008년 서브 프라임사태 직후 M&A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고 말한 뒤 “다만 이후 지금까지 인수를 위한 별다른 작업이 진전된 것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계약은 사실상 그 효력은 소멸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웰컴크레디트라인이 지난해 이 저축은행 지분 100%를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자산실사를 마쳤지만 양측이 각자 다른 기준으로 자산건전성을 평가하다보니 손실 규모에 대한 시각차가 상당했다”고 설명한 뒤 “특히 인수자와 매도자간의 가격차이가 워낙 현격해 협의가 진전되지 않아 사실상 M&A가 결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일부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인수가 잇따라 무산되거나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이들의 저축은행 인수 의지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어 조만간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산순위 1위 업체인 A&P파이낸셜의 저축은행 인수 여부가 앞으로 이들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M&A 인수협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부업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고금리 영업을 한다는 대부업체의 부정적 이미지를 고려할 때 모양새가 좋진 않지만 결과적으로 서민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진다면 나쁘게만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인수 승인을 신청한다면 대주주 자격요건 등을 엄격히 심사할 것”이라며 “대형 대부업체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방안도 법제화해 저축은행 인수에 따른 우려를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난 뒤에도 대출 금리를 낮추기는 커녕 현재의 고금리 영업행태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정부가 대부업체들의 잇속만 챙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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