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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시장 기지개 위험자산으로 머니무브

최성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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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9-15 22:24

확장정책 따른 유동성 효과로 위기수준 회복
증권사 대형화, 전문화로 수익원다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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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시장 기지개 위험자산으로 머니무브
서브프라임 부실사태로 촉발된 글로벌금융위기가 지난 15일 2년을 맞았다. 그동안 세계금융지형은 많이 바뀌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리먼 브러더스, AIG같은 대형투자은행들도 무너졌으며 규제도 과도한 레버러지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강화됐다. 금융시장은 침체된 경기를 되살리는 차원에서 돈보따리를 풀며 거의 금융위기 수준으로 회복됐다. 하지만 일부에선 과도한 유동성공급 정책이 거품을 키워 더블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도 만만치않다.

◇ 유동성효과로 세계금융시장 회복세 뚜렷

“비온 뒤에 땅굳는다.” 금융위기에 꼭 들어맞는 격언이다. 세계경제에 소나기를 내린 글로벌금융위기는 미국 가계부문의 과도한 모기지대출로 촉발됐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당시 모기지대출은 약 10.5조달러. 이 가운데 65%가 쪼개고 다시 합치는 유동화 과정을 거쳐 CDS(Credit Default Swap)로 재생산된 뒤 투자자에게 고수익을 안겨주는 금융상품으로 팔렸다.

하지만 모체인 모기지대출이 부실화되자 이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아들, 손자뻘되는 서브프라임에도 전염되며 이에 올인한 대형투자은행들도 공중분해됐다. 이는 가계부문 부실→금융기관부실→소비위축으로 확대돼 세계경제도 뒤흔들렸다.

골이 깊은 만큼 회복도 빨랐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반전이 성공한 배경엔 세계각국의 돈보따리를 푸는 재정확대정책의 효과를 꼽는다. 막대한 규모의 돈보따리를 풀며 Global 금융시스템은 △금융경제 회복 △Deleveraging 지속 △시장안정 등으로 정상화되고 있다.

권역별로 보면 아시아 지역의 회복세가 두드러진다. 부실자산이 많지 않아 내재손실률이 1.4%로 가장 낮은데다, 경기회복의 속도도 빨라 고정자산투자도 2007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도 부실자산 처리가 마무리되며 경제지표가 개선될 조짐이 보인다. 반면 유럽은 남유럽국가의 재정악화에 따른 부실화될 불확실성으로 정상화가 더딘 상황이다.

하나대투증권 양경식 투자전략이사는 “리먼파산으로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이 미래의 새기준을 뜻하는 ‘뉴 노멀(new-normal)로 이동했다”며 “자금흐름도 기존 선진국에서 글로벌 위기에서 비켜나 상대적 고성장과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신흥국으로 빠르게 이전하고 주가도 상대적으로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규제강화 등으로 투자자보호, 모럴헤저드 방지

반대로 규제는 강화됐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금융개혁법이다. 지난 7월 21일에 발효된 이 개혁법안의 주요 내용은 크게 △新금융감독 시스템 구축 △소비자 보호 강화 △투자자보호 강화로 요약된다.

먼저 신감독시스템 구축은 볼커룰(Volcker Rule)로 대표되는데, 파생상품 관련 위험을 분리하는 등 고위험투자 억제책이 중심이다. 감독의 사각지대였던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도 포함됐다. 특히 감독기관에 강제청산권을 부여, 모럴헤저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기관 청산절차의 룰도 마련했다.

또한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소비자금융보호국을 FOMC(미연준)에 설치해 소비자에 제공되는 모든 금융서비스를 감독하고 규제한다. 이밖에도 투자자보호에선 헤지펀드/사모펀드의 등록의무를 신설했으며 임원보수 제한규정, 연방보험사무소 신설, 신용평가사 규제 등도 포함됐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금융규제의 시작은 2007년까지의 금융업 호황이 당분간 재현되기 어렵다는 점을 암시한다”며 “또한 규제강화는 금융권의 레버리징으로 복귀 속도를 상당히 지연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 주식 등 위험자산 이동, 랩·ELS 수혜

금융위기 뒤 2년동안 가장 눈에 띄는 현상은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머니무브다. 금융위기 당시 최대수혜를 입은 금가격은 지난 6월 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하는 모습이다. 안전자산의 양대산맥인 미국 국채 3년 금리도 투자자의 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 7월말엔 0.85%를 기록,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반면 위험자산 선호도는 상승했다. 특히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의 기대감으로 원자재가격은 급등세다. 원자재와 연동되는 LME(런던금속거래소)지수는 지난 6월말 3,000을 하회했으나 최근 3,400 수준으로 뛰었다.

또한 풀린 돈은 증시 쪽에도 흘러갔다. 세계 각국의 재정확장정책으로 유동성 랠리가 탄력을 받으며 미국증시는 1만500p로 오름세를 보이고 국내증시도 1800p를 돌파하며 글로벌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국내시장에서 위험자산 머니무브의 최대수혜는 랩이다. 금융위기 당시 랩은 바닥을 찍은 뒤 그 성장세는 거침없다. 2008년 후반 11.8조원에 불구했던 계약자산은 불과 1년만에 20.7조원 급성장했다. 2008년 성장률이 24.3%인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 반사이 3배 넘게 고성장한 것이다. 지난 8월에는 29조6990억원에 기록할 정도로 인기몰이중이다. 반면 펀드는 된서리를 맞았다.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이 지난해말 종료되고 연초부터 공모편드에 거래세가 부과돼 입지가 좁아졌다. 게다가 지수가 오를수록 환매가 늘고 유입되는 신규자금은 줄어 고성장세를 달리는 랩과 대조를 이뤘다.

KB투자증권 박선호 선임연구원은 “최근 증대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 아래서 고객니즈는 높은 기대수익률을 요구하는 자금의 공급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라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펀드로자금유입이 본격화될 때까지 수익을 창출할 대체재로 활용해 고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랩과 더불어 ELS도 웃었다. ELS시장은 2003년 이후 연평균 34.8% 성장했으며 발행규모도 지난달엔 2350억원 늘어난 2조3329억원을 기록, 2008년 6월 이후 가장 많았다. 최근 증시의 변동성이 늘며 박스권시장이 연출되면서 일시적인 조정에도 수익률이 달성하는 ELS 상품구조가 안정성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니즈를 충족한데 따른 것이다.

◇ 증권사 수익다각화 움직임, 대형화로 경쟁력 강화

금융위기 전후 증권사의 모양새는 딴판이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은 1.9조원으로 리먼브라더스 파산 당시인 2008년 전체 순이익 2조원의 92%에 달한다. 그동안 체력도 늘었다.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지난해 576.3%로 리먼사태 직후시점인 538.5%에 비해 소폭 올랐다.

수익원의 경우 눈에 띄는 변화는 브로커리지 강화로 요약된다. 금융위기 이후 위험이 낮은 위탁매매업에 집중하며 주식위탁거래실적은 3000조원에서 4000조원대로 늘었다. 최근엔 브로커리지를 안정적 수익원으로 삼은 뒤 트레이딩, 자산관리, IB부문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단기자금 조달패턴의 회귀도 뚜렷하다. 리먼사태 당시 자금시장의 돈줄이 막히며 콜머니(무담보차입)를 통한 단기자금 조달이 줄고 반면 신용에 덜 민감한 기관RP매도(담보차입)가 많았다. 하지만 금융위기 정상화로 신용경색이 완화되며 콜머니 자금조달이 다시 급증세다. 콜머니 평잔(자기자본 대비)은 9.7조원(28%, 09년 12월 ) →11.5조원(32%, 10년 3월 ) →12.7조원(36%, 10년 6월)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같은 콜차입 쏠림현상이 깊어지자 금융당국은 일별 콜머니 한도를 자기자본 대비 100%를 초과할 수 없도록 차입통제에도 나서기도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금융위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글로벌투자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대형화’, ‘전문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주문한다.

금융위 권혁세 부위원장은 “국내 증권사의 경우 기업금융 등 전통적인 IB업무도 취약한 실정”이라며 “금융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대형화뿐만 아니라 전문화·특화된 소형사 등을 통해 금융투자회사의 경쟁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 “한국형 IB로 내실과 성장사이 균형 필요”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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