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16개월만에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으나 선진국의 경기불안이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 금리를 동결했다.
이날 금통위는 국내와 글로벌경기 사이의 온도차가 있음을 밝혔다. 먼저 국내경기는 수출, 소비, 투자 등이 호조세이고 고용도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되는 추세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해외주요국을 보는 시각은 다르다. 세계경제가 회복세에 진입했으나 미국의 경우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를 하회하는 등 더블딥 같은 시장불확실성이 있다고 평가해 대조를 이뤘다.
전문가들은 주요 선진국의 경기불안이 금리를 올리기에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박혁수 연구원은 “경기확장국면 및 물가우려 등 국내요인만 놓고 보면 인상명분은 충분했다”며 “다만,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경기 둔화 우려, 특히 미 연준의 상당기간 현 정책기조 유지 결정이 금리 동결의 배경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기조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게 시장의 컨선센스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7월 금리인상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크지 않았고, 최근의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경제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다”며 “오는 9월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기준금리는 1~2 차례의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도 “연간 경제성장률이 6%, 물가 상승률이 3%에 가까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2.25%로 유지한다는 것 역시 중앙은행으로서는 부담이다”며 “기준금리가 오는 9월 인상한 뒤 내년 1분기 3%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금리가 오르더라도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저금리에 따른 양호한 유동성 여건이 지속될 것”이라며 “지난 2004~06년 미국 금리 인상기 경험처럼 주가 상승과 채권가격 안정이 동시에 달성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