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미국 주식시장에선 시스템을 활용한 알고리즘매매 비중이 61%가 넘는 등 피할 수 없는 대세여서 국내시장에 신트렌드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 분산매매로 충격최소화, 매매정보노출도 보장
선택이 아닌 필수? 시스템트레이딩이 새로운 매매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말그대로 알고리즘에 의거한 자동화된매매로 일종의 프로그램매매와 비슷하다. 프로그램이 대량을 주식을 담은 바스켓으로 사고 팔아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반면 시스템트레이딩은 분산매매로 시장충격을 최소화하는 점에서 다르다.
외국인같은 큰손들이 주목하는 데, 무엇보다 대량매매로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익명으로 이뤄진 까닭에 매매정보노출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그 종류는 크게 일반적으로 매매신호를 발생시키는 역할을 하는 전략 알고리즘(Strategy Algorithm)과 이를 매매로 구체화하는 주문집행 알고리즘(Execution Algorithm)으로 나눈다. 전자는 적극적인 수익추구가 목표로 선물, 옵션 등을 활용한 차익거래가 대표적이다. 후자는 해당 종목의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문수량이나 주문시간을 쪼개서 체결시킨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주문시간을 분할하는 CD(Careful Discretion)주문을 많이 사용하기도 한다.
수익추구전략의 경우 미리 짜여진 알고리즘에 따라 사고 팔아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매매대상은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이론가격과 행사가격의 차이가 발생할 경우 고평가된 행사가는 팔고 저평가된 행사가는 사는 식으로 그 차익을 챙긴다.
그렇다고 마냥 좋은 건만은 아니다. 짧은 시간에 사고 파는 잦은 매매로 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 거래소는 지난 5월 이같은 부작용이 감지되자 증권사에게 공문을 보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로직설계시 시장감시규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전략을 짜야 한다.
매매과정에서도 시장왜곡을 막기 위해 매매의사가 없는 허수성호가 등 제시하지 못하거나 거래가 빈번하도록 오인하도록 유도하는 가장성매매도 단속대상이다. 또 시스템을 이용한 위탁자의 불건전주문 수탁도 금지했다.
◇ 선진국은 이미 대세, ELW중심으로 기지개
한편 세계 주요국들은 시스템(알고리즘) 트레이딩이 대세다. 실제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경우 그 비중은 2006년의 33%에서 61%까지 높아졌으며 영국, 독일도 약40~50%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 시스템트레이딩 규모는 미약하다. 최근 급증하는 ELW 중심으로 일부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사이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업계에선 국내 시장규모에 비해 시스템트레이딩의 비중이 미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대신증권 트레이딩시스템 최명재 부장은 “외국의 경우 기관투자자가 중심으로 시스템트레이딩 비중이 높으나 국내 증시에서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많아 덜 활성화된 상황”이라며 “앞으로 자문형랩 등 간접투자 활성화가 대세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스템트레이딩시장도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시스템트레이딩의 당위성 등을 논하기 전에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뒤쳐지면 심화되고 있는 세계 거래소간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라고 주장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