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개 은행탈락, 시장반응은 긍정적
글로벌 시장을 뒤흔든 남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유럽권 은행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일종의 재정건전성을 확인하는 일종의 시뮬레이션으로 부실규모를 알려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유럽 은행감독위원회(CEBS)는 지난 23일 91개 은행 가운데 7개가 탈락했다고 밝혔다. 독일 히포리얼에스테이트, 그리스 ATE은행, 스페인 5개 중소형 저축은행 등 총 7개 은행만이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이들에게 투입될 자본확충규모는 총 35억 유로(45억 달러)로 결정됐다.
이번 결과에 대해 시장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편이다. 그 근거로 드러난 부실규모가 예상보다 적은 점을 꼽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당초 10개에서 최대 20개 은행까지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비하면 양호한 결과”라며 “미국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 당시 19개 은행 가운데 10개 은행에 대한 자본 확충 요구액인 750억달러의 6%로 성적표가 기대 밖으로 좋다”고 평가했다.
동부증권 김효진 연구원도 “테스트탈락 은행의 규모가 적은데다, 일부 은행은 이미 국유화 과정이 진행된 상황”이라며 “유럽은행 전반에 대해서도 국가위기를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기본자본비율이 9%를 유지하는 등 결과도 부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 불확실성 완화로 금융업종 수혜, 느슨한 평가기준은 논란
전문가들은 전고점을 돌파한 뒤 게걸음치는 국내 증시에도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신뢰도 회복과 불확실성 완화라는 측면에서는 증시에 긍정적”이라며 “특히 금융 및 재정위기 등으로 상당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금융업종에는 ‘가뭄에 단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곽병열 연구원도 “글로벌 더블딥 우려의 시발점이 사실상 유럽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점을 고려한다면 스트테스테스트 결과는 더블딥을 예방하는 조치의 하나로서 해석해도 무방하다”며 “경제심리지표의 개선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도랠리는 추가적으로 연장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계 자금의 매도세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현대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연초 이후 그리스 재정위기 및 유럽재정위기의 확산 우려가 제기될 때마다 유럽계 자금은 한국증시에서 큰 폭의 매도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유럽의 경기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유럽은행들의 건전성에 대한 신뢰가 확보될 경우, 자금유출이 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기준이 느슨해 신뢰성있는 지표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주장도 있다. 대우증권 서대일 연구원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기본자본비율이 6~6.5%에 머문 기관이 11개에 달해 기본자본비율 기준을 0.5%p만 높여도 불합격기관 수가 8%에서 20%로 높아진다”며 “.과거 미국처럼 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제거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연구원도 “겉으론 호재지만 속으론 국채부실에 대한 평가는 다소 느슨하게 진행돼 불확실성이 남을 전망”이라며 “주식시장의 유동성 랠리지속을 겨냥하는 추가매수보다는 시장의 반응 및 후속보고서 발표 등 변수를 좀더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