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추가상승엔 기대반 우려반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를 연출할까?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 14일 1758.01p(+22.93p,+1.32%)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8년 6월 18일 이후 2여년만에 최고치다.
이날 최고치를 경신하는데 주인공은 외국인 투자자다. 이날 외국인은 증시에서 올해 가장 많은 규모인 9047억원치를, 차익거래와 프로그램 매매에선 사상 4번째 규모인 0.76조원과 1.01조원을 순매수해 상승세를 주도했다.
외인이 대규모 매수에 나선 배경으론 그간 증시를 짓눌렸던 해외악재들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실제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들이 예상치를 뛰어넘은데다, 3분기에도 긍정적인 전망치가 이어지면서 그건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더블딥에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 아울러 그리스, 스페인 등이 잇따라 국채발행에 성공하면서 7월 위기설도 잠재워 그간 움추렸던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시장에 대한 경계심을 토대로 안전자산을 선호했던 외국인투자자는 위험자산 선호 쪽으로 시각을 전환했으며, 이런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박성훈 연구원도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발표가 잇따르면서 실적전망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났다”며 “최근 외국인이 5일 연속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순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다시 회복해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번 상승에 대해 전문가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크게 황소랠리의 시작이라는 시각과 제한적 상승이라는 쪽으로 나눠진다. 하지만 무게의 추는 추가상승 쪽으로 무게가 기우는 분위기다.
한화증권 윤지호 투자전략팀장은 “2010년 9월 이후의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상승 추세 국면 진입했다”며 “1750pt가 돌파되고, 이후 조정이 있더라도 그 지수대 전후가 지지선이 되는 Bull Market장세가 시작됐다”고 의미를 뒀다.
윤재호 팀장은 또 “상반기까지는 정책의 힘에 의한 유동성장세의 성격이라면, 하반기부터는 출구전략의 실행에 따라 경제의 정상화에 기반한 실적장세로 달라질 전망”이라며 “8월 내에 1820pt 전후, 연내 1,950pt전후까지 KOSPI는 레벨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통상 증권주의 상승은 장의 끝물이나 대세상승기의 초기에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며 “증권주가 밸류에이션에서 저평가된 점을 감안하면 지금은 대세상승기가 시작되는 구간이라는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추가상승에 대해 신중론도 만만치않다. KB투자증권 임동민 선임연구원은 “국내증시의 강세는 선진시장에 대한 경기불확실성 우려는 남았으나 낮은 실적 기대치를 상회하는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개선 및 유럽 금융시장의 안정감이 글로벌 주식시장에 동반호재로 작용했다”며 “선진국들의 경제지표부진으로 경기둔화 가능성은 현실화돼 국내 주식시장의 기술적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시장변수들이 많은 만큼 경기연착륙에 따른 지표를 확인한 뒤 매수에 나서도 늦지않다는 분석이다.
SK증권 원종혁 연구원도 “종합지수로 나타난 박스권 돌파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고 전제한 뒤 “박스권 돌파 시점에 주도 업종/종목이 다음 사이클을 이끄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주도 업종은 증권과 건설로 모두 하반기 이익이 둔화되는 등 시장을 리드하기에는 모멘텀이 약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