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카드사, IC카드 의무화 정책에 속앓이](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00714223004103966fnimage_01.jpg&nmt=18)
IC칩 인식 카드단말기 보급률 23%에 불과
직접회로(IC)가 내장된 신용카드 보급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아 IC카드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의 IC카드 활성화 정책에 따라 대부분의 신용카드가 마그네틱 전용 카드에서 IC칩이 내장된 신용카드로 바꿨지만 IC칩용 단말기 보급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금융감독 당국이 늦어도 내년부터 마그네틱선만 있는 카드로는 현금을 찾을 수 없도록 전국의 ATM기기를 모두 바꾸기로 함에 따라 카드사들은 카드 수백만장을 IC칩이 장착된 카드로 교체해주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속을 태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카드사들은 IC칩 장착 의무화 시점을 4~5년 후로 미루고 그 기간 동안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마그네틱 카드를 IC카드로 순차적으로 교체하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 중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빠르면 올해말 늦으면 내년 중으로는 IC칩이 장착된 카드만 ATM기에서 읽을 수 있게 하겠다고 이미 발표한 상황이어서 카드사들의 이 같은 주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태다.
◇ IC카드 단말기 보급률 저조 ‘왜’
지난해 말 기준 IC카드 보급률은 96%에 달했지만 가맹점 내 IC카드용 단말기 보급률은 23%에 불과해 IC 방식의 결제가 카드 보급률 대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마그네틱용 결제 단말기가 카드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복제의 위험성이 높은 것과 달리 IC카드는 자체 메모리에 암호화 기능을 담고 있어 위ㆍ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칩 하나에 많은 양의 정보 저장이 가능해 여러 기능을 통합하는 등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에 금융감독 당국은 빈번히 발생하는 카드 복제 사고를 막기 위해 2008년 말까지 모든 신용카드를 IC카드로 교체하고 IC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드사도 순수 마그네틱용 카드 발급을 중단하고 마그네틱 바와 IC칩을 겸용한 형태의 카드로 교체 발급했다.
그러나 사실상 강제규정처럼 추진하던 당국의 IC카드 보급 계획은 IC카드용 단말기 인프라 구축에 제동이 걸리면서 흐지부지됐다. 가맹점들이 대당 18만원 가량 드는 IC카드용 단말기 설치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와 단말기 공급업체인 밴(VAN)사도 단말기 설치 문제를 가맹점 몫으로 미루고 있어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 위변조 사고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신용카드 위변조 사고는 2006년 3240건, 2007년 2020건, 2008년 2308건, 2009년 3분기까지는 2091건이 발생했다.
특히 카드사별로 보면 발급률이 70%대에 머문 곳이 있는가 하면 최고 140%대에 이르는 곳도 있다. 발급률이 어떻게 100%를 넘어가는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IC카드 발급률 계산을 유효카드(최근 6개월간 사용 실적이 있는 카드) 대비 IC카드 발급량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밴사나 가맹점이 단말기 비용을 부담한다 해도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효과가 없어 적극 나서기를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단말기 선택은 가맹점이 하고 유지ㆍ보수는 밴사가 맡고 있는데 단말기 설치비용을 카드사에서 지원하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단말기 설치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어 난감한 입장이다. 전체 가맹점에 IC카드용 단말기를 모두 설치하려면 2000억∼3000억원 가량 소요될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국이 직접 밴사를 감독할 수 없어 카드사를 통해 백화점 등 거래량이 많은 곳에 우선 설치하도록 단말기 공급을 독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업계 자율에 맡겨야 하는 문제인 만큼 강요하기 어려워 단말기 인프라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내년부터 마그네틱카드 ATM 사용금지
여기에 금감원이 이르면 올해부터 전국 은행의 자동화기기 5만 대를 개조해 마그네틱 카드로는 돈을 찾거나 이체할 수 없도록 할 예정이어서 카드사들은 졸지에 `못 쓰는 카드`로 전락하게 된 IC칩 없는 구형 신용카드와 현금카드들을 한꺼번에 교체해야 된다.
전체 신용카드 가운데 휴면카드를 제외하고 실제 사용되고 있는 카드는 약 7000만장. 이 가운데 약 4%인 280만장 정도가 IC칩이 없는 신용카드다.
은행권에서 발급한 현금카드들 중에는 몇장이 IC칩 없이 마그네틱선만으로 되어 있는 구형 카드인지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현금카드는 유효기간이 따로 없기 때문에 과거 십수년전에 발급된 현금카드도 언제든지 들고 은행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ATM기기에서 마그네틱선을 읽지 못하게 만드는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 됐고 시점만 정하면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면서 “문제는 일부 고객들이 갖고 있는 마그네틱선만 들어있는 수백만장의 카드를 IC칩이 장착된 카드로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IC칩 카드를 의무화하는 시점이 언제든지간에 결국 교체비용을 모두 떠안을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은행들은 IC칩 카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마그네틱선만 들어있는 현금카드나 신용카드를 가진 고객이 ATM기기를 사용하면 IC칩 카드로 바꾸라는 안내문을 띄우는 방식이다.
A 시중은행 카드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IC칩을 제작하는 회사가 많지 않아 수백만개의 IC칩 주문이 밀려들 경우 제작비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리미리 조금씩 교체하는 것이 비용을 아끼는 길”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전업계 카드사들이다. 은행들 처럼 전국 곳곳의 지점망을 갖추지 못한 신용카드사들은 일일이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이유를 설명하고 IC칩이 장착된 카드를 배송해야 한다.
5000원 가량 드는 카드 제작비용에 택배비용과 등록비용 등을 합하면 1장의 카드를 새로 발급하는데 1만원 가량이 든다. 은행계와 전업계 카드사를 통틀어 약 300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카드사들은 어차피 신용카드 유효기간이 지나면 새 카드를 만들어 배송해야 하므로 그때 교체하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은행들은 고객이 영업점으로 찾아와 카드 제작비만 들이면 되지만 전업계 카드사들은 고객 접점이 없어 교체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점도 고민을 키우는 요인이다.
그러나 IC칩 카드 의무화 정책이 신용카드 복제사고를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는 점에서 신용카드사들의 주장이 자칫 자사의 비용 절감을 위해 국민들을 범죄 위험에 몇년 더 노출시키자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게 부담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한 약속도 지켜야 하고 업계의 애로사항도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 적절한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는 어렵겠지만 내년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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