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합병시너지로 오는 2015년 업계 5위의 대형금융투자회사로 발돋움하겠습니다” 한화증권 이용호 사장〈사진〉은 지난 23일 63빌딩에서 푸르덴셜증권인수 및 자산운용 인수확정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렇게 비전을 밝혔다.
그가 인사말에서부터 ‘BIG5’ 목표를 꺼낸데, 합병시너지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있어서다.
실제 이용호 사장은 합병에 대한 윈윈효과에 대해 숫자를 제시하며 조목조목 설명했다.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리테일영업의 첨병인 지점이 대폭 늘었다. 실제 두 회사의 합병으로 지점이 58개에서 133개로 대폭 늘며 취약지역인 강원도, 제주도까지 커버하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췄다.
리테일, 자산관리 부문의 시너지도 강점으로 꼽았다. 각각 경쟁력이 지닌 부문인 리테일, 자산관리부문을 서로 보완해 종합금융서비스가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사장은 “양사 지점수를 단순합산하면 업계 3위이고, 펀드판매 수익을 합치면 업계 5위 수준”이라며 “펀드판매에 치우쳤던 푸르덴셜투자증권은 한화증권이 보유한 소매채권, 랩, ELS, 신탁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식으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최근 합병효과의 검증차원에서 시도한 금융상품의 매칭이 성공한 점을 꼽았다.
펀드 위주인 푸르덴셜증권에서 한화증권이 강점을 지닌 소액채권, 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들을 런칭했는데, 조기에 판매가 마감될 만큼 인기가 뜨거웠다고. 이를 거울로 삼아 대한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신탁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통한 자산관리, 주택구입자금, 자녀학자금마련, 노후은퇴생활 등 생애재무설계에 대한 종합금융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합병 이후 최대 걸림돌인 인력재편의 경우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 양사의 주된 사업기반이 각각 리테일, 자산관리부문에 집중돼 겹치는 부분이 적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근본적으로 두 회사는 주요 사업비중이 달라 비즈니스가 겹치는 부분은 극히 일부분이어서 인위적으로 인원을 조정할 생각은 없다”며 “하지만 법인영업의 경우 한화, 푸르덴셜을 별도의 회사가 아니라 하나의 기관으로 봐 영업에 애로사항이 있어 이 부분은 조기에 통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사장은 인수가격에 대해서도 “인수 당시 한국적 시각에서 자산, 채권평가 밸류에이션을 고려해 적극적인 가격으로 인수가를 썼으나 외국계는 오히려 마이너스로 깎였다”며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시장상황이 좋아진 뒤 오히려 인수가가 싸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화증권 이용호 사장은 IB전문가답게 푸르덴셜증권 운용의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자산관리형 대형금융투자회사로 도약을 준비중이다.
끝으로 그는 “금융 쪽은 업계에서 탁월한 1위가 있으나 증권업계엔 탁월한 1위가 없어 상황에 따라 순위가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며 “외국에 비해 인력과 노하우가 차이가 있으나 1위는 결코 넘볼 수 없는 산은 아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