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기업은 펀더멘탈과 관계없이 낯선 기업구조, 회계기준의 생소함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인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거래소가 최근 투자자와 외국기업 사이의 언어적, 물리적 갭을 극복할 수 있는 투명성강화 장치를 마련해 이들 중국상장기업의 디스카운트가 해소될지도 관심사다.
◇ 중국상장기업, 회계 등 불안감으로 주가약세
“아마 지구상에서 가장 저평가된 주식이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일 것입니다.” 한국거래소와 현대증권이 지난 5월 31일 공동개최한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 포럼’에서 현대증권 한병화 팀장은 상장중국기업과 관련 이렇게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중국상장기업의 약세는 연합과기 감사의견거절에 따른 우려에서 비롯됐을 뿐 펀드멘탈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 아울러 정보의 투명성이 강화되면 이같은 저평가국면이 해소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4월 2일 연합과기 감사의견 거절 이후 중국관련상장기업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식품포장, 중국엔진집단 등 주가가 30% 넘게 폭락했으며 동아체육용품은 상장 10일만에 공모가 대비 45.2%나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주가폭락이 펀더멘탈과 상관관계가 적다는 게 현대증권 스몰캡팀의 분석이다. 한병화 팀장은 “최근 주가하락은 낯선 기업구조 및 회계기준에 따른 생소함, 언어적, 물리적 장벽에 따른 접근성의 제한, 연합과기 사태로 불거진 신뢰성의 부족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중국상장기업의 주가는 미국, 홍콩 등에 상장된 중국업체 대비 저평가국면을 탈피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상장기업의 주가가 심리적 불안감에 따라 출렁이는 가운데 거래소가 그간 약점으로 지목된 회계, 공시의 불투명성에 대한 제도를 손질하며 투자자의 불신을 씻고 주가가 리레이팅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래소는 IR이나 회계강화로 중국상장기업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본부장보 황성윤 이사는 “기업의 고평가, 저평가를 판단하려면 정상적 경영, 영업활동 등 수익을 얻는 데이터가 기본전제”라며 “중국상장기업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IR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리적 제약으로 외국기업에 오해와 편견이 쌓인 투자자들이 많다”며 “중국기업 실상을 파악하고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도록 객관적 평가하고 그 정보를 투자자와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을 비롯한 외국기업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가라앉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외국기업 상장관리 및 정책방향’주제로 강연에 나선 코스닥시장본부 채남기 팀장은 “외국기업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외국기업 투자자에게 신속, 정확하게 알리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외국기업은 거래소 3개, 코스닥 11개 등 총14개로 이 가운데 중국은 12개로 일본 1개, 미국 1개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 올해 미국, 일본 등 10개 이상 기업공개에 나설 것으로 보여 외국기업의 다각화도 예상된다.
투자자들이 꺼리는 불투명한 회계기준, 정보도 강화할 방안도 추진중임을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회계투명성 강화로 실제 회계, 지배구조, 공시 등에서 국내, 외국기업과 동일한 규제 및 지원이 적용된다. 단 일부특례를 뒀는데, 2차 상장시 분산요건 가운데 소액주주 1000명 적용을 코스닥 500명으로 낮췄으며 보호예수의무 면제된다. 또 무액면 주식 퇴출에서 자본잠식 50% 이상 요건도 배제했다.
◇ 거래소 외국기업 IR강화, 저평가 국면 해소 기대
지역차이를 감안해 물리적 기준도 마련했다. 국내기업의 경우 사업보고서 제출커트라인이 90일, 분반기보고서 45일인 반면 외국기업은 지역특성을 감안해 각각 120일, 60일로 늘렸다. 단 사업보고서를 제출할 때 해당국가의 정치, 경제상황 등을 첨부토록 했다.
아울러 기업실사보고서 심사도 강화된다. 실사표준양식을 제정해 내부제도 관련 체크리스트를 마련했으며 상장주선인의 확인이 의무화된다.
아울러 거래소 홈페이지에 외국기업 전용IR사이트를 개설하고, 관련 주식의 시장조치, 주가거래동향 공시정보 등 주간단위 게시하기로 했다.
채남기 팀장은 “외국기업 회계, 기업정보 효율적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번 조치로 단지 격지기업이라는 이유으로 발생하는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IR로 통해 불안감이 사라지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병화 팀장은 “국내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경우 지난 1분기 시장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높은 성장기대감이 사실로 확인된 상황”이라며 “투자자와 외국상장기업을 잇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면 차이나 디스카운트 국면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현대증권 스몰캡팀은 저평가된 유망중국상장기업으로 중국원양자원, 중국엔진집단, 동아체육용품 등을 제시했다. 중국원양자원은 신규선박 추가로 고성장지속, 중국엔진집단은 중국자동차 기어수요증가 및 신공장건설효과라는 호재로 적정주가를 각각 1만4723원, 1만1000원으로 매수를 권했다. 이밖에도 동아체육용품의 경우 중국운동화 및 의류시장이 매년 20%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PER은 3.1배에 불과해 저평가매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