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하대상 기존펀드로 확대
지난해 뚜렷한 실적회복세를 보였던 증권사들의 순풍세에 제동이 걸렸다. 가뜩이나 펀드환매물량이 늘어 속앓이를 하는 가운데 펀드판매보수가 지난 3일부터 신규펀드뿐만 아니라 기존펀드들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30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신규펀드에 대한 판매보수가 1% 이하(투자기간에 따라 판매보수를 내리는 경우는 1.5%)로 제한됨에 따라 기존 펀드에도 인하된 판매보수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번 인하방안에 따르면 적용대상은 판매보수가 연 1%(해외주식형 1.1%)를 초과하는 공모펀드로 정율식 또는 체감식(CDSC) 가운데 자율적으로 고를 수 있다. 먼저 정율식을 선택하면 판매보수가 2013년 5월 13일부터 1% 이하가 되도록 매년 일정비율로 내린다. 단 기존가입자가 1% 이하 판매보수를 적용 받으려면 3년 이상 가입 및 유지가 필수다.
체감식(CDSC방식)은 시간이 흐를수록 인하폭이 높아지는 형태다. 지난 5월 3일부터 1.5% 이하로 우선 인하(1단계 인하)된다. 2단계 인하는 오는 9월 6일 기점으로 기존 가입기간이 길수록 낮은 판매보수가 적용되는 펀드(Class)로 바뀐다. 이 과정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전체 가입기간이 4년 이상이면 1% 이하의 판매보수가 적용된다. 이밖에도 단위형, 소규모펀드도 지난 5월 3일부터 판매보수가 3년간에 걸쳐 일정비율로 내리되 3년 이상 유지할 경우 판매보수는 1% 이하(해외주식형은1.1% 이하)로 낮아진다.
◇ 이익감소영향 제한, 장기펀드문화 정착가능성도 쏠쏠
전문가들은 판매보수인하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수익구조에 미치는 후폭풍은 제한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신영증권 박은준 연구원은 “취급수수료가 기본적으로 15~20% 정도 감소될 가능성이 있으나 그 비중은 순영업수익의 5% 안팎에 불과해 실질적 이익 감소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 모니터링하면 수익률이 오르거나 반대로 떨어져도 1~2년 이내에 환매하는 경우가 잦다”며 “제도시행의 효과를 보려면 3년 투자가 필수적인데, 보유기간이 짧아 얼마나 그 혜택을 누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기간에 따라 순차적으로 인하하는 방식을 채택, 당장에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단 인하효과가 반영되는 내년, 내후년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수익에 부정적이나 장기투자도 펀드잔고가 느는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며 “결국 손익이 상쇄되며 선진국처럼 운용중심의 보수구조가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장기적으론 펀드투자 활성화에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메리츠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투자자의 불만은 펀드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임에도 불구하고 비용을 낸다는 것”이라며 “판매보수인하로 오래 투자할수록 유리한 점에서 신뢰가 쌓여 장기투자문화 정착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융감독원 박학순 금융투자상품팀장도 “가입기간이 길수록 판매보수인하 효과가 큰 점을 감안하면 펀드장기투자 문화정착에 기여할 것”이라며 “아울러 펀드시장에 대한 신뢰도 제고로 펀드산업의 선순환적 발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