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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고금리경쟁 ‘시장퇴색’ 우려

최성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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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3-21 20:40

금리경쟁 확대, 노후준비 본질 왜곡돼
시장점유율 확대불구, 수익성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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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고금리경쟁 ‘시장퇴색’ 우려
퇴직연금시장을 놓고 증권사들이 딜레마에 휩싸였다. 퇴직연금 황금기를 맞아 과감한 투자로 인력, 인프라 등을 준비했으나 일부 기업들의 퇴직금을 유치하며 고금리경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지난해 12월 KT 등 중간정산 및 명예퇴직자를 잡기 위해 7~8%의 고금리를 제시했던 증권사들이 한국은행, 한국수력원자력, 포스코, 한국전력 등 굵직한 사업자들이 명예퇴직이나 사업자전환을 앞두고 다시 금리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노후준비라는 본질을 외면한 채 퇴직연금이 금리싸움으로 퇴색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시스템, 인력갖춰 가입자유치 한창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시장의 공략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퇴직연금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인프라, 전문인력 등을 갖춰 손님맞이할 채비를 끝냈으나 때아닌 고금리경쟁이라는 역풍을 만나 원칙과 실리를 놓고 저울질 중이다.

실제 대형증권사 중심으로 퇴직연금을 블루오션으로 삼고 대대적인 인프라, 인력 등 투자에 나서 퇴직연금시스템이나 서비스는 본궤도에 오른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가장 앞서 퇴직연금사업단을 꾸려 퇴직연금컨설팅, 리테일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규모만해도 전담인력 44개팀 206명, 전문컨설턴트 6팀 38명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다. 국내 최초로 퇴직연금연구소를 설립한데 이어 기업실무자 대상 교육기관인 퇴직연금스쿨도 운영한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퇴직연금본부 아래 퇴직연금1, 2사업부 조직에 5개 팀으로 나눠 70여명의 전담인력을 갖췄다. 사업부 인력 외에 리서치, IB, 상품관리 등 40여명의 전담지원 인력과 지점별 1명 이상의 전문가가 써포트한다. 업계최초로 설립한 PB연구소와 연계해 퇴직연금도 PB수준의 종합자산관리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다.

한국투자증권도 단장을 끝내고 활짝 문을 열였다. 정일문닫기정일문기사 모아보기 본부장 지휘 아래 퇴직연금 4부를 뒀으며 각 영업부서 아래 경기 서부, 남부 등 6개 센터를 갖췄다. 또 퇴직연금운용컨설팅부, 퇴직연금연구소도 갖춰 연금제도설계, 시스템관리, 컨설팅, 가입자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12개 상품제공기관과 제휴에 따른 44개 상품라인업으로 맞춤형 설계가 특징이다.

대우증권은 컨설팅이 강점이다. 3개 부서를 포함, 지역본부별 PC(Pension Consultant)제도를 마련, 전문인력만 200여명(본사 70여명, 지역본부 130여명)에 달한다. 보통 은행, 증권 등 업종 별로 2개를 선정하는 한국석유공사, 한국농촌공사, 대한주택공사, 한국관광공사 등 9개 중대형 공기업 가운데 8개사에서 퇴직연금사업자로 뽑히기도 했다.

◇ 자산관리 강점불구 단기간 MS확대 경쟁

이처럼 과감한 투자로 다양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갖췄으나 퇴직연금 청사진이 흔들리게 된 건 KT 등 굵직한 공기업이 퇴직금중간정산 같은 명예퇴직이 시작되고부터다. 증권사가 강점을 지닌 퇴직연금의 기본구조는 확정기여형(D/C)이다. 쉽게말해 가입자가 운용을 맡기며 금융기관은 노후준비를 위해 장시간에 거쳐 투자성향에 맞게 맞춤형 자산관리를 해준다. 하지만 KT 등 퇴직금중간정산규모가 예상밖에 커지자 이 같은 구도에 차질이 생겼다. 바로 D/B, D/C 외에 개인퇴직연금계좌 쪽이다. 이는 이직, 퇴직을 하더라도 은퇴시점까지 과세를 유예받으며 퇴직일시금을 재적립해 노후자금으로 활용하는 계좌를 뜻한다.

증권사들은 지난 12월 명예퇴직을 단행한 KT은퇴자를 IRA쪽으로 유치하기 위해 고금리경쟁을 벌였다. 미래에셋,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메이저퇴직연금사업자들은 이들을 잡기 위해 7~8%의 대의 금리를 제시하며 대부분 원금보장형 ELS, DLS 등을 활용해 원금까지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은행의 예금금리가 많아야 5%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대형증권사 퇴직연금 담당임원은 “남들이 금리를 올리는데 우리도 별수있느냐”고 반문하며 “앞으로 다른 사업자 선정에서 유치실적도 반영되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고금리경쟁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금리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은행,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 포스코 등 굵직한 대어들이 잇따라 중간정산이나 퇴직연금 전환을 밝혔다. 보통 공기업의 경우 은행, 증권 등 업권 별로 복수가 아니라 1개의 사업자를 정하는 성격이 강하다. 역마진 우려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사업자선정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려면 실적을 쌓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19일 사업자접수를 받은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사업자선정기준은 정량적평가, 직원선호평가 비중이 5대 5”라며 “신청하는 건 어쩔 수 없으나 사업자끼리 과열되긴 원치않는다”라고 말했다. 자꾸 장기적인 DC가 아니라 일시적인 IRA계좌를 모으는 과정에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A(개인퇴직연금계좌)는 특판성격이 강해 일시적인 고금리라도 감수할 수 있다”며 “하지만 IRA의 영향이 DB나 DC에 영향을 미쳐 가입자들이 일시적인 수익률에 매달리면 증권사의 강점인 D/C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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