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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채권시장 고공행진 낙관 어렵다 “어쩌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0-02-24 23:03

지난해 직접금융으로 옮겨가 시장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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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시행시기 관련 불확실성 상존

재무적 여력 약한 기업 신용위험 가시화

지난해 채권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을 했지만 올해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화정책에 따른 수혜효과를 누리기 어렵다는 것과 일부 국가와 국내 일부 업종에 부도위험 등 국내외 변수가 잠재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에 따라 올한해 채권시장은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 기획전략본부 김홍미 수석애널리스트는 ‘2010년 채권시장을 맞이하며’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채권시장의 현황과 전망을 살펴봤다.

◇ 우량 기업들 직접금융에서 선제적 자금조달

이 보고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지난해 채권시장은 큰 폭의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인해 국내 은행들의 외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기업여신활동이 위축되면서 은행의 자금 중개기능 역시 약화됐다는 것.

이로 인해 기업들이 대체시장인 직접금융시장으로 몰리고 투자자들은 저금리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회사채 투자를 늘리면서, 2009년 채권시장은 발행규모 면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이러한 결과는 금융시장 내에서 회사채시장이 가지는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며 “과거 자금의 중개기능이 은행에만 집중되어 있던 시기에는 은행의 여신활동 위축은 곧 기업들의 투자 위축 뿐 아니라 차환위험 및 부도율 증가로 이어졌지만 이번 금융위기의 경우 회사채 시장이 중요한 자금조달기능을 수행함에 따라 금융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고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에도 일조했다”고 말했다.

특히, 우량 기업들의 선제적 자금 조달수요가 회사채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2009년 회사채 발행실적을 신용등급별로 보면, A~AA급의 발행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사채 수요(투자자) 측면에서 보면, 금융위기로 인해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채권시장에서도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만이 주로 발행된 것으로 해석되며, BBB급 이하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2009년 회사채 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단기채권, 리테일 판매의 확대다. 금융위기에 따른 주가 폭락과 초저금리 상황은 여유자산을 보유한 개인 및 서민형 금융기관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변화를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시장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지면서, 주식, 파생상품 등 여타 금융상품에 비해 비교적 안전하다고 인식되어온 회사채를 투자대상으로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리테일 유통망이 강한 증권사를 중심으로 회사채 중개시장 커버리지를 높이면서, 회사채 리테일 판매는 더욱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리테일 판매의 확대는 채권시장의 저변을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나, 채권의 단기화를 조장해 안정적인 자금조달 수단으로서 회사채의 장점이 훼손될 우려도 제기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종합적으로 리테일 판매가 단기채권 발행으로 이어지면서 장기자금조달 수단으로서 회사채의 장점이 일부 훼손되기는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채권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계기가 되었으며 리테일 판매가 확대된 점도 투자자 저변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 국가 신용위험, 채권시장에서 화두

이 보고서는 2010년 채권시장에서 출구전략 시행시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예년과 다르게 국가 신용위험이 채권시장에서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국내의 경우에도 일부 업종 또는 기업집단의 신용위험 이슈가 반복되면서, 어느 해보다도 불안정성이 큰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2010년 하반기에는 금리인상, 유동성축소 등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시행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출구전략 실행에 따라 금리인상이 이루어질 경우, 절대적인 저금리 상황에서 회사채에 대한 투자매력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고 신용스프레드의 변화에 따라서는 회사채 투자기반이 다시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와 더불어, RP대상 증권 확대,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중앙은행의 유동성 확대조치가 사라지면서 2009년 중앙은행이 소화했던 물량이 채권시장에서 매각될 경우 투자수요가 한정된 상황에서 회사채 발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출구전략의 실행은 2010년 회사채시장의 성장을 견인하였던 대부분의 동력들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요소는 회사채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어 궁극적으로 출구전략 실행에 따른 금리상승, 신용축소가 예상되지만,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듀레이션 조절 및 트레이딩 방향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경기회복을 주도했던 여러가지 요인은 대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출구전략의 실행 시기가 적절하지 못할 경우 경기회복 기조를 다시 침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실물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부적절한 통화 및 재정정책이 소비와 투자부진으로 다시 연결되어 경기회복을 저해하지는 않는 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결론적으로 2010년은 출구전략의 실행시기와 그 영향에 대한 이슈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것이며, 이와 관련된 뉴스가 채권시장을 크게 흔드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일부 기업들의 유동성 위험 우려

이 보고서는 2010년 회사채시장의 또 다른 화두는 일부 기업들의 유동성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9년의 경우 정책당국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신용완화, 유동성공급 조치를 광범위하게 펼쳤던데 반해, 2010년에는 이러한 조치들이 점차 축소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재무적 여력이 약한 기업들의 신용위험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수석애널리스트는 “확장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채권발행을 포함한 자금조달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면서 재무여력이 약한 기업들의 생존이 연장된 측면이 있었으나,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이들 기업들의 구조조정 또는 퇴출 문제가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며 “현재 표면적인 금융시장의 안정궤도 진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심리가 내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일부 기업 또는 업종의 신용사건도 금융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취약한 일부 업종과 부채부담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불안감이 2010년에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별로는 건설, 해운, 조선업에 대한 불안감이 2010년에도 계속 부각될 전망으로, 이들 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일부 건설 및 해운사 신용등급은 2008년 하반기 이후 하향조정된 바 있다.

건설사의 경우 업계 전반적으로 PF 우발채무 부담이 여전히 큰데다, DTI, LTV 규제, 부동산담보대출 기피 등으로 인해 부동산경기 회복 역시 가시화되지 않은 점이 부담 요인이다. 따라서 2009년이 유동성 지원을 통해 옥석을 가릴 시간을 번 것이라면, 2010년은 건설 사업장의 최종적인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진짜 ‘옥’과 ‘석’이 가려지는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건설사의 경우 부실 사업장에 대한 PF 우발채무가 점차 현실화되면서 차입금 증가 및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은 2010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사업성이 좋은 사업장을 보유한 건설사의 경우, 분양률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PF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를 불식 시킬 수 있다는 것. 상위 건설사들은 해외수주 호황에다 공공부문 건설확대에 따른 수혜효과에 힘입어 재무적으로 취약한 하위 건설사들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해운 및 조선 업종의 경우, 금융위기 이후 운임 급락에 따른 실적 악화 및 신규수주 급감의 악순환 국면이 전개됐다. 2010년에도 부정적 영업환경의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나, 용선비중이 낮고 수요처가 확고한 해운사 및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한 조선사와 나머지 업체간의 위험 극복 능력은 차별적인 양상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 GDP 대비 재정수지 및 정부부채 비율 추이 〉
                                                                                     (자료 : IMF(2009.10) WORLD ECONOMIC OUTLOOK, 삼성경제연구소)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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